지사 후보는 세종시, 대전시장 후보는 도시철도 2호선 충돌

6·2 지방선거가 36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대형 이슈를 둘러싼 각 정당과 후보들의 날선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충남에선 정부 여당의 세종시 수정 논란이 충남지사 선거 공방전으로 확산되고 있고, 대전에선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놓고 정당과 후보 간 신경전이 첨예하다.

한나라당 박해춘 충남지사 후보가 연일 세종시 수정안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하면서, 민주당 안희정 후보와 자유선진당 후보로 공천된 박상돈 의원(천안을·세종시비상대책위원장) 등 야당 후보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선거를 불과 한 달여 남겨놓고 불거지기 시작한 여·야 후보 간 세종시 공방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여 충남 선거 구도를 뒤흔들 ‘핵심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후보는 27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세종시 원안은 그렇게 바람직한 안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내놓은 세종시 발전안이 분명히 원안보다는 충청도민, 나아가 국가백년대계에 크게 도움되는 안”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앞서 지난 26일 한나라당 충남지사 공천 내정 직후 충남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당론이 수정안으로 결정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충청권의 거센 반발을 샀던 정부 여당의 세종시 수정 논리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 후보들은 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일제히 포문을 열고 맹비난하고 있다. 민주당 안희정 후보는 “충청도민의 열망을 짓밟는 일이며, 충청도의 발전과도 모순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실질적인 효과와 충청민의 자존심 차원에서 볼 때 원안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며 “원한다면, (박 후보와) 언제든지 토론하겠다”고 제안했다.

선진당 박상돈 후보는 “충남도민의 70% 이상이 원안 사수를 바란다”며 “박 후보의 이번 발언은 충남도민의 마음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대전에선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놓고 한나라당 박성효 대전시장과 자유선진당 이재선 의원이 반박에 재반박하는 등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민선4기 박성효 시장 재임기간 중 도시철도 2호선 자체 노선 선정 조차 못한 상태”라면서 “2호선 추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주장에 박 시장은 지난 26일 시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한 종합대중교통체계 구축 계획(안)을 전격 발표했다. 박 시장은 이날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대전시가 2호선 건설을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해 이 의원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 의원은 박 시장의 발표 직후 또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박 시장이 발표한 국철을 활용한 대전도시철도 2·3호선의 건설계획은 국토해양부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선거를 앞두고 공허한 공약만 남발하고 있다”고 재반격했다.

이 같은 공방전에 대해 정가에선 “선거에서 각 당의 당론이나 주요 정책을 놓고 후보군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선거 이슈를 선점, 표심을 자극하고 흡수하려는 각 정당과 후보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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