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이상 쓸땐 이름 기재"… 기업들 선물 구입 꺼려

상품권 총액이 50만원을 넘으면 거래처 이름을 모두 밝혀야 하는 접대비 업무관련성 입증제도가 시행되면서 설 대목맞이에 들어간 대전지역 유통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로 인해 유통업체들은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 속에서 국세청의 이번 조치는 소비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해 설 대목 영업전선에 한파를 몰고 오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지역 유통업계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올 초부턴 각 법인들의 접대비 지출에 관한 업무관련성을 입증해야 하는 방침에 따라 한 법인이 여러 거래처에 50만원 미만의 상품권 등을 제공했더라도 구입한 상품권 총액이 50만원 이상이면 거래처의 이름을 모두 기재해야 한다.

이로 인해 명절 VIP고객인 법인들이 상품권 등 선물 구입 등을 꺼리면서 이 지역 유통업체들이 울상이다.

실례로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경우 이번 설 대목 매출 목표를 170억원가량으로 잡고 있는 가운데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품권 매출이 15일 현재 목표액(58억원)의 31%에 불과한 18억원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역시 16일 현재 상품권 매출은 목표액(51억원)의 47%인 24억원에 불과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남은 일정을 감안하더라도 명절 대목 일평균 상품권 매출이 백화점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6억∼8억원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설날 상품권 총 매출은 업체별로 전년 대비 최고 10%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명절 최고의 선물로 각광을 받던 육류 선물세트류도 최근 잇따른 가축질병 등으로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각 백화점 및 할인점은 이번 설 대목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자 시름에 잠겼다.

이런 가운데 일부 법인은 수백만원치의 상품권을 구입하면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등 거래처에 대한 근거를 남기지 않기 위한 편법을 동원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 대목 전에 정부가 이번 조치를 취해 가뜩이나 경기 침체와 잇따른 가축질병 파동 등으로 죽을 맛인 유통업계의 목을 더욱 조이고 있다"며 "경기부양책을 펴도 모자랄 판에 이번 조치로 소비심리는 더욱 얼어붙어 유통업계로선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명절 맞이를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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