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충주구제역 발생

▲ 정우택 충북지사와 이강을 농협충북지역본부장 등이 22일 충주시 신니면 축산농가 구제역 발생에 따라 충주시청 구제역 상황실을 방문해 김호복 충주시장으로부터 구제역 방역대책에 대한 상황보고를 받은 뒤 모든 행정력을 동원, 구제역 추가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지시했다. 충북도청 제공

22일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를 비롯한 주덕읍, 이류면 일대 축산 농민들이 실의에 빠졌다.

이날 오전 8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21일 구제역 의심증세를 보인 돼지에 대한 정밀검사결과 감염을 최종 확인하고 양성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수의과학검역원과 충북도 축산위생연구소 수의사, 충주시 직원 등 20여명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외부 차량의 출입을 막고 생석회와 축사소독제를 구비해 사태가 커지는 것을 방지했다.

또 소독차량을 지원해 이 일원은 소독약 냄새로 진동했으며, 외부와 차단된 구제역 발생지역 반경 500m 이내 주민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였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미처 발생한 사태에 생석회를 많이 구비하지 못해 축산농가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주민 박 모(56·충주시 신니면) 씨는 "생석회가 부족해 면사무소에 전화를 하니 시에 전화를 하라고 하고 시에 전화하면 현재 물량이 없다는 성의 없는 답변만 들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아울러 주민들은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나타냈다.

주민 이성희(54) 씨는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주가 평소 축사 및 돼지를 정말 청결하게 관리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 마을에 이런 일이 생겨 정말 유감"이라고 근심을 나타냈다.

실제 구제역이 발생한 이 씨의 양돈축사는 계획적 관리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HACCP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평소 돼지의 안전성 및 건전성, 양질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리를 철저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발생한 것에 주민들은 초조해하고 있다.

더욱이 돼지의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력이 소보다 최대 3000배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고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 인근에서 돼지 8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김 모(45) 씨는 "강화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듣고 각 농가들이 방역 및 예찰활동을 철저히 한 것으로 안다"며 "돼지의 경우 구제역 전파력이 큰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신니면 축사농민들은 수많은 지역 중에서 꼭 신니면에만 구제역이 발생하는 사실에 의아해하고 있다.

주민 김영준(55) 씨는 "지난 2000년에도 신니면 마수리에 구제역이 발생해 축사농민들을 근심에 빠지게 하더니 이번에도 이런 일이 벌어져 걱정"이라며 "현재 할 수 있는 일이란 방역에 힘쓰는 일 뿐"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시는 22일 구제역 발생농가 및 500m 이내 우제류 사육농가 7곳에 대해 돼지 2990여 마리의 살처분을 끝냈으며, 추가 반경 3km 내의 우제류 9600여 마리는 3일 이내에 살처분할 예정이다.

충주=윤호노 기자 hono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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