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불이익 · 제품 이미지 타격등 입지위축 가능성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양국간 합의 후 1년 넘게 표류하면서 지역 내 수출업체들이 관세 불이익 등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4일 한국무역협회(KITA) 대전·충남지부, 대전무역관(KOTRA) 등에 따르면 대전·충남지역 업체들의 2003년도 대(對) 중남미 수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무역수지는 흑자기조가 무너졌다.

또 FTA 비준 지연으로 칠레가 중남미 무역의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과 칠레간 FTA 발효, 미국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확대 가능성 등으로 중남미 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입지가 더욱 위축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3년 1월부터 11월까지 대전지역의 중남미 수출은 대전이 2031만4000달러로 전체 수출규모(11억7294만5000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년도 대비 48%나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수출업체들의 우려가 단순한 '엄살'로만 비쳐지지는 않는다.

충남지역의 경우에도 동 기간 중남미 수출규모가 1억2483만달러(전체 수출 175억7153만달러)로 전년도보다 40%나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중남미 수입규모도 커져 지난해 대전이 3100만달러, 충남이 1억900만달러로 각각 전년도 대비 17.9%와 59.5%나 증가, 무역수지가 소폭 적자로 돌아섰다.

상황이 불안한 방향으로 돌아가자 배터리, 석유화학제품, 자동차 등 중남미 주력 수출품목을 생산하는 지역 내 업체들은 FTA 국회 비준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대전지역의 중남미 수출에서 1/4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전지㈜는 내년도 중남미 수출규모를 20% 확대할 계획이지만, FTA 비준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전체 수출규모의 10% 안팎을 중남미에 수출하고 있는 대산화학단지 내 현대석유화학, 삼성아토피나 등 석유화학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 이민석 과장은 "한·칠레 FTA 비준 지연에 따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낮아지고, 관세인상 등으로 국내 무역업계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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