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두달 앞두고 탈당등 과열·혼탁양상

6·2 지방선거가 두달 앞으로 바싹 다가오면서 예비 후보자들의 비방전과 신경전이 과열·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특히 공천을 둘러싸고 후보자 간 공방과 탈당, 비난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막대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후보 간 신경전 위험수위

전·현직 시장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는 대전시장 선거의 경우 신경을 자극하는 직·간접적인 공세로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박성효 대전시장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철새 정치인’에 대한 비난과 함께 ‘당적 이력제’ 도입을 주장해 왔다. 자유선진당 대전시장 후보로 출마한 염홍철 전 시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얼마 전에는 ‘철새론’을 들먹이며 “무능한 것보다 더 나쁜 게 못 믿을 사람”, “기본이 안 된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염 후보는 이에 대해 “현직시장이 자기변명에 급급해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라는 짤막한 입장 표명을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몹쓸 사람”이라며 대노(大怒)했다는 후문이다.

상대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인신공격성 흑색선전도 늘고 있다.

충남의 A 기초단체장 후보는 얼마 전부터 ‘선거법에 걸려 출마를 포기한다’거나 ‘출마를 못할 약점이 있어 선거까지 못 간다’는 등의 근거 없는 소문이 지역에 돌면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또 다른 기초단체장 후보는 ‘여자관계가 복잡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부부싸움까지 벌이는 해프닝을 겪어야 했다.

대전·충남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불법 선거 관련 제보가 늘고 있지만 상당수는 허위이거나 상대 후보를 비난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공천 갈등 심각

공천권을 향한 후보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잡음도 일고 있다.

당장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이 충남도지사 후보 공모에 지각 접수한 것과 관련, 당 안팎이 시끄럽다.

이미 충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박 의원이 지난달 31일 후보자 공모 마감시각인 오후 5시를 넘겨 후보 등록을 마친 것과 관련해 “등록 무효”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공천 방식에 반발한 입·탈당도 이어지고 있다. 선진당 임덕재 서산시장 예비후보는 최근 “당이 제시한 경선 방식(여론조사)에 문제가 있다”며 탈당했다.

선진당 부여군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윤경여 동성이앤지 대표도 ‘당내 경선방식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탈당한 뒤 민주당 입당과 함께 부여군수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나라당 이건영 아산시장 예비후보도 얼마 전 임좌순 예비후보가 한나라당 아산시장 후보로 내정되자 성명을 내고 “충남도당은 그동안 아산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다”며 “이번 전략공천을 절대 승복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 후보는 “홍성군수 후보는 경선을 통해 선정하기로 하고 아산시장 후보는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도당은 경선을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각 정당의 후보 선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 공천에 불만을 표출하는 후보들의 입·탈당이나 이합집산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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