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병역등 날카로운 질문세례 이어져
후보 신청자 “저승사자 만나고 온 기분”

▲ 1일 민주당 대전시당서 공천심사위원들이 공천신청을 한 후보를 상대로 면접을 보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 제공
“후보자는 당적 변경 사실이 있는데, 공천 가능성이나 당선 가능성을 보고 민주당에 입당한 건가요?”

1일 오전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시당 공천심사위원회 후보자 심사장. 공심위원이 던진 질문에 구청장 공천을 신청한 A 예비후보는 “당적 변경 부분을 시인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적 선명성을 찾아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주장했다.

후보자 한 명을 앉혀 놓고 12명의 공심위원들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 세례에 후보자들은 당황스럽고 곤혹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병역 사항부터 재산관계, 당적 문제는 물론 범죄사실까지 아픈 구석을 ‘콕콕’ 찌르는 공심위원들 앞에서 후보자들은 때론 호소하고 때론 변명해 보지만, “알겠다”라는 공심위원의 냉정한 한 마디에 입을 다물었다.

심사장 밖은 기업체 최종 면접장의 분위기와 흡사했다. 공천 심사 차례를 기다리는 후보자는 조용히 눈을 감고 예상 질문을 입가로 되뇌이는가 하면 열심히 써온 모범 답안지(?)를 뒤적이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사히 심사를 마치고 나온 후보나 신청 지역구 내에서 단독으로 등록한 후보들은 그나마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심사를 마치고 나온 B 예비후보는 “저승사자를 만나고 온 것 같다”며 뒷목에 배인 땀을 닦았다.

시당 공심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시당 위원장은 “객관적이고 선명한 검증을 통해 능력있고 분명한 당성을 가진 후보를 가리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자유선진당 이재선 국회의원(대전 서구을) 사무소에선 서구청장 예비후보에 대한 공천 심사가 진행됐다.

4명의 예비후보가 경합 중인 서구청장 경선 방식을 최종 결정짓는 자리인 만큼 이날 공천 심사를 받기 위해 모인 후보들 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여론조사 실시 및 활용 방안을 놓고 박환용 예비후보(전 서구 부구청장)과 이강철 예비후보(전 대전시의원)는 최종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친 반면, 전득배 예비후보(시당 부위원장)와 백운교 예비후보(전 서구을당협위원장)은 당원 직접 투표까지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론조사 결과와 경선 투표 방식에 따라 공천권의 주인이 달라지는 민감한 사안이다.

이 때문에 이날 공심위에선 모 후보의 이의제기로 심사가 중지되고 공심위원이 퇴장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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