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전 서갑 지구당 이재환 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충남 당진의 열린우리당 송영진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이 위원장의 출마 포기는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김용환 의원과 이상재 공주·연기지구당 위원장도 총선 불출마를 일찌감치 밝힌 바가 있다. 이 위원장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접고 참신한 후진들에게 자리를 물려줘야겠다는 소신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치권의 맑은 목소리다. 이런 여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흐르는 물이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고 막히면 썩게 마련이다. 이런 연유에서 막힌 물꼬를 트는 것을 개혁으로 비유한다. 지금 우리 정치는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가 하면 8명의 의원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현상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정치권은 진통과 분란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런 혼미의 시점에서 원로 정치인들의 불출마 선언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오랜 기간 몸담아 왔던 정치권을 훌훌 털고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총선이 있을 때마다 정치권에서 원로와 청장년간의 갈등이 불거져 나왔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나이보다는 경륜이 중요하다는 원로 정치인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설령 공천을 받는다 해도 유권자의 선택 성향이 이전과 많이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정치개혁과 세대교체를 정치권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유권자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유독 이번 총선에서 정치신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변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정치권에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은 이제 대세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정치권도 이제 때가 되면 깨끗하게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택과 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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