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부족 ‘도마위’… 세종시 호재 희석

'반(反)' 세종시 수정안 바람으로 충북지역 여론몰이를 주도한 민주당이 청주·청원통합 문제에 역풍을 맞고 있다.

통합 역풍이 장기화될수록 충북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진정성 부족으로 통합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충북지사를 비롯한 청주시장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주권 노영민 의원은 지난 2일 청주·청원통합 특별법 의원입법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노 의원은 다수의 찬성 여론에도 불구하고 통합 시도가 성과 없이 종결되는 데 납득할 수 없어 망설임 끝에 의원 발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의원 발의 불가 입장을 고수한 충북 민주당내 실질적 수장인 홍재형 의원과 반대된 노 의원의 독자 행동 배경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주권을 겨냥한 표심잡기 수단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최근 통합의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한 의원 입법 발의를 놓고 정치권의 비난과 시민단체의 촉구 농성이 청주지역에서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이시종 의원과 한범덕 전 차관이 각각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출마를 확정하거나 가닥을 잡은 가운데 이 같은 의원 발의 전방위적 압박에 노 의원이 총대를 멘 것으로 풀이된다.

의원 발의 촉구가 장기화되는 만큼 도내 유권자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청주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여론도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악화된 여론으로 형성된 청주권 통합 역풍은 그대로 이번 지방선거 표심으로 직결돼 세종시 수정안으로 우위를 잡은 민주당 지지세가 하향 곡선을 그리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럴 경우 당의 간절한 요구로 오랜 장고 끝에 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의 중대결단도 무의로 돌아가고 도지사 꿈을 접은 러닝메이트 한 전 차관도 여론 조성에 실패한 당의 전략부재로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주에서 주가를 잃을 민주당이 선거에서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두 마리 토끼를 놓칠 공산이 커 노 의원이 통합 역풍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의원 발의를 제시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당관계자는 “충북의 경우 세종시 수정문제로 한나라당이 수세에 몰리면서 민주당이 여론을 사실상 주도해 왔다”며 “그러나 2월부터 청주청원통합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여론의 흐름이 세종시에서 멀어지고 있는 터에 민주당이 통합문제에 있어 진정성을 의심받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일기 시작해 이를 잘 풀어나가지 못할 경우 지방선거에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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