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선 KAIST 경영과학과 교수·경제학 박사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상상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던 유비쿼터스 사회의 초기 모습이 현실화되는 것 같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처음 방문하는 지역의 유명한 맛 집을 실시간으로 찾을 수 있고 고객의 평가정보도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어느 상점에 비추면 지도상의 해당 건물에 그 상점의 상품과 가격정보가 나타나는 프로그램도 나타나고 있다. 조만간 관광지에서도 더 이상 지역 토박이가 아닌 방문객을 대상으로 맛없는 음식을 팔거나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 불가능 해질 것이다.

전문용어로 표현하면 현지인과 관광객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격차가 거의 완전하게 해소된다는 것이다. 관광객은 낮선 외지를 방문하면서도 이제 더 이상 어느 곳에서 무엇을 먹고, 어느 곳을 방문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추운 겨울날 버스정류장에서 덜덜 떨면서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버스 도착시간을 확인한 후 시간에 맞추어 버스 정류장에 가면된다.

이처럼 나날이 스마트폰의 용도는 확대되어 가고 있으나 불행하게도 국내에서는 높은 이용요금 때문에 스마트폰을 제대로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무선인터넷 이용환경이 요금은 비싼 반면 속도는 느린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와 와이브로서비스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3세대 이동통신 또는 와이브로 이동통신서비스를 통하여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무선랜 서비스를 통하여 이용하는 것이다.

무선랜은 유선초고속인터넷에 무선인터넷 접속기기를 부착하여 20~30m 반경이내 지역(핫스팟이라 불림)에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나 와이브로 서비스는 무선랜에 비하여 속도는 느리고 요금은 비싸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에서는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는 핫스팟이 적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북미지역에는 무료로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는 핫스팟이 유료 핫스팟 보다 훨씬 많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무료서비스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옳은 지적이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찻집이, 빵집이, 공공기관이, 버스회사가 자기 비용으로 고객이 무선랜을 무료로 이용하게 하기 때문에 무료 무선랜 지역이 존재한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용자는 무료로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밖에 없다. 관광객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통신사업자들이 초고속인터넷 회선에 무선랜 기기를 부착하여 고객에게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막고 있다. 시장실패가 발생하는 것이다.

시장실패가 발생하면 정부가 당연히 나서야 한다. 무료 무선랜이 확산되면 지역서비스 시장이 활성화 되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 우선 동사무소, 공공도서관, 버스정류소 등 공공장소에서 주민과 관광객이 맘껏 무료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

무료 핫스팟을 확산시켜 충청도를 유비쿼터스시대의 최첨단 지역으로 육성해 나가면서 경기를 활성화하고 주민생활여건을 개선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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