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금융 위기 여파 혼인 2년째 감소
업체 할인경쟁…호텔서 일반가 상품 출시도

오는 5월에 결혼 예정인 김모(34) 씨는 최근 대전지역 A 웨딩 상담업체의 웨딩 패키지 상품을 예약했다.

이곳의 최고급 웨딩 패키지 가격은 250만 원으로, 김 씨는 정상가격보다 50만 원 가량 저렴한 200만 원에 계약했다.

김 씨는 “특정 웨딩홀을 제외한 곳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예약할 수 있었고, 일부 웨딩홀의 경우 웨딩홀 사용료도 무료에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지난해 말에 가격을 문의했을 때보다도 50만 원 더 할인 받았다”고 말했다.

청년실업과 금융위기의 여파가 혼인 감소로 이어지면서 지역 웨딩업계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8일 통계청의 ‘월간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혼인건수는 30만 9800건으로, 전년보다 1만 7900건(5.5%)이 줄었다.

2년째 혼인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그 동안 혼인건수는 2005년 1.8%, 2006년 5.2%, 2007년 3.9% 각각 증가했다가 2008년 4.6% 줄어든 이후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는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시작된 경기침체의 여파가 젊은이들의 결혼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경기침체로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는 청년층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웨딩업체들도 감소하는 매출을 극복하기 위해 웨딩촬영과 식사 가격을 낮추는 등 할인에 나서고 있다.

지역의 모 웨딩홀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4~5월 주말에 모든 웨딩홀 예약이 일찌감치 완료되는데 올해는 예약이 감소했다”며 “예비부부들도 저렴한 상품만 찾다보니 가격을 내린 상품으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예비부부들이 예식 비용을 줄이면서 웨딩업체들도 비용을 낮추고 있다.

또 다른 웨딩업체의 이번 봄시즌 웨딩 상담건수는 예년보다 30% 정도 줄면서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웨딩업체 관계자는 “예비부부들이 웨딩홀과 신혼여행, 혼수 등 결혼 비용을 줄이면서 상담업체들도 비용을 10% 정도 낮추는 추세”라며 “일부 패키지의 경우 웨딩홀 사용료를 무료로 하는 방법 등으로 최고 70만 원까지 가격을 할인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호텔들도 결혼 물량이 예년보다 밑돌자 일반 웨딩홀 가격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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