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부 신경전도 치열

충남도의회 차기 의장직을 두고 도의원들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여야가 19 대 19로 동석을 이루면서 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대결구도 속에 각 당 내부에서도 의장직에 뜻을 둔 도의원들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차라리 6·2 지방선거까지 부의장 대행체제로 가자는 회의 섞인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강태봉 의장이 지난 19일 의장직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도의회는 26일 개최되는 본회의에서 강 의장의 사퇴서 수리 여부를 최종 의결하게 된다. 도의원들은 강 의장이 아산시장 출마의지를 밝히고 있다는 점을 감안,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사퇴서를 최종 수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석이 된 의장직을 제8대 도의회 임기가 끝나는 6월 말까지 책임질 차기 의장을 선출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하게 된다.

이날 차기 의장 선임을 위한 선거가 이뤄질 경우,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향후 4개월 여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세싸움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소속이던 강 의장이 최근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겨 여-야가 19 대 19로 팽팽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 2명과 무소속 의원 2명이 ‘캐스팅보트’의 기회를 잡고 있지만 같은 야당인 선진당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 차기 의장 선거는 곧 여-야의 주도권 쟁탈전이나 다름없다.

강 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한 후에도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 또한 이 같은 힘의 균형을 깨지 않기 위한 안배로 분석되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강 의장이 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긴 후 뚜렷한 행적이 없기 때문에 차기 의장직만은 선진당 소속 의원에 물려주려는 뜻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여-야의 대결구도에 최근엔 각 당 내부에서도 차기 의장직을 놓고 잡음이 표출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현직 의장’이 갖는 프리미엄 등으로 인해 의장직에 뜻을 내비치는 의원들이 많아져 ‘단일화 작업’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차기 의장에 뜻을 두고 있는 의원은 한나라당 송선규 의원과 정순평 의원, 자유선진당 박찬중 의원과 유병기 의원 등 4명이다.

특히 송선규 의원과 박찬중 의원은 각각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당내 경쟁후보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송 의원은 “부의장, 원내대표 등을 역임한 나에게 가장 큰 명분이 있다. 정순평 의원은 명분이 없다”고, 박 의원은 “의장직을 위해 당 대표도 내놨다. 유 의원은 처음부터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 당내 경선에서 진다 하더라도 무조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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