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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門]<1231>

조종사 글 임용운 그림

『장차 국모가 될 빈궁이 부끄러움을 모르고 이래서 쓰겠소?』

세자는 벌써 짜릿한 흥분에 휘말려 휘빈 김씨가 하는대로 몸을 내맡기고 있으면서도 입으로는 점잖은 소리를 하였다.

『아이 참, 장차 국모가 될 동궁빈은 사람이 아니고 여자가 아닙니까.벌거벗겨 놓고 보면 다 똑같은 사람이지요.동궁빈이라고 해서 어찌 지아비의 사랑을 받고 싶지 않겠습니까.식색(食色)은 사람의 본능인데 첩이 마마의 사랑을 받고 싶어 안달하는 것이 무슨 흉이 됩니까』

휘빈은 세자를 포옹한채 숨을 쌔근거리며 속살거렸다.

『그렇기는 하지만 휘빈은 나에 대한 애착이 지나친 것 같애서 걱정이오」

「부부간인데 애착이 지나쳐서 나쁠 것이 뭐 있겠습니까. 단술을 먹는 자는 많이 먹어도 취하지않고.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심히 가까이 해도 색상하지 않는다고 하옵니다』

세자는 조금 전에 집현전에서 성삼문에게 들은 이야기중에 나오는 말을 휘빈이 엿듣기라도 한듯이 그대로 옮기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휘빈은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소?』

『오라버니가 신혼때 올케한테 침혹하여 학업을 폐하다시피하여 부모가 걱정하는 말을 들은첩의 유모가 신혼 때는 다 그런 것이라며 성주(星州)사는 어떤 선비의 부자(父子) 이야기를 들려주어 기억하고 있는 말입니다』

?세자가 성삼문에게 들은 그 이야기였다.

『나도 그런 이야기 들어 알고 있소.선비의 아들이 서울로 유학하라는 아비의 분부를 어기고 이웃에 숨어서 밤마다 월장하여 신부방으로 잠입하다 간부(間夫)로 오인되어 아비에게 맞아 죽을뻔하였다는…』

『어머,마마께서 어디서 그런 가설항담을 들어 알고 계십니까』

『장차 임금의 자리에 올라 만백성을 다스리려면 제왕이 학(學)도 배워야겠지만 가설항담에 담긴 인심과 풍속도 알아야 되지 않겠소』

『그러하옵니다.마마께서 성주사는 선비 부자의 이야기를 아시면서 첩이 마마에 대하여 애착이 지나치다고 나무라십니까. 마마, 야속하옵니다. 추야장 긴긴 밤이라지만 축시도 넘었을 것 같습니다. 그만 의관 벗으시고 누우십시오』

휘빈은 세자의 의관을 벗겨주고 자신도 자리옷으로 갈아입었다. 촛불을 불어 끈 다음 휘빈은 세자의 몸을 휘감고 이불속으로 끌어들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적극적으고 능동적인 것은 휘빈이고 세자는 소극적으로 휘빈이 하는대로 따르는 편이었다.

『마마, 이제는 어른이 되셨으니 잠자리에서 계집의 몸을 다스릴줄 아셔야 하옵니다』

휘빈은 스스로 풀어헤친 젖가슴으로 세자의 손을 끌어들이고 세자의 바지속으로 손을 쑥 밀어 넣었다. 훈훈한 이불속으로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 휘빈은 능수능락하게 연하의 세자를 손아귀에 넣고 주물럭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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