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시장 총선 포석’ 분석 … 한나라 공천경쟁 심화·민주 반사이익 기대

엄태영 시장이 불출마를 결정한 배경은 2년 후 치러질 18대 총선을 겨냥한 장기적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표면적으로는 “3선 도전보다는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의 차질없는 준비가 더 중요하다”는 게 엄 시장의 공식 입장이다.

엄 시장은 지난 설 명절을 전후해 불출마를 결심했고, 최근엔 측근에게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당선이 불확실 한 ‘3선 도전’ 보다는 엑스포 성공을 발판으로 총선을 준비하겠다는 장기 포석”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 내의 치열한 공천 경쟁, 민주당 서재관 후보와의 대결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시장 후보자 지지도를 묻는 최근 한 충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도 엄 시장은 서 전 의원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등 지역 정가에서는 이를 놓고 “현직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이는 서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는 반증”이란 나름의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용기 있는 결단이며, 제천을 위해서는 총선 출마로 임기 중 하차 하는 것 보단 낫다”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배경이 어찌됐건 엄 시장의 불출마 선언은 엄 시장의 3선 도전을 전제로 짜여졌던 제천시장 선거구도를 송두리째 바꿀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판세를 지켜보며 출마를 저울질했던 한나라당 내 후보자들의 공식 출마 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공천 경쟁에서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있는 엄 시장이 빠짐에 따라 그 자리를 노릴 후보자들이 늘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명현 경제연구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현역인 이종호·민경환 도의원, 강현삼 시 의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럴 경우, 한나라 당내 공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엄 시장을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여겼던 민주당 등 후보자들은 엄 시장의 불출마가 ‘반사 이익’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잔뜩 기대하는 분위기다.

여당 나름대로의 판세 분석이겠지만 어찌됐건 앞으로의 제천시장 선거구도는 ‘무주공산’, ‘춘추전국시대’ 양상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제천=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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