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목적으로 아들 미술대회 참가시켜 겸손 깨우치게 해

“여보, OO일보 전국 미술대회가 해양대에서 있네. OO이 참가 시키지?”

남편이 신문을 보다 제게 말했습니다.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 되는 큰 대회인데 입상이 가능 하겠어요? 미술 학원을 계속 다닌 것도 아닌데.”

“떨어지면 어때서. 떨어져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야. OO이가 너무 상을 많이 받아 오는데, 이번 경우에 떨어지는 경험도 하게 해 보는 것도 중요한 거야.”

큰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있었던 일입니다.

남편의 제의가 참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미쳐 생각을 못했던 일입니다.

지금도 부산 영도의 태종대 가까이에 있는 해양대학교 운동장에서 수 많은 초등학생들이 어수선한 운동장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그림을 그리던 모습이 선하게 떠오릅니다. 전국의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실시한 미술대회였습니다.

큰 아들은 물론 떨어졌습니다.

남편은 아들을 데리고 “세상엔 너보다 미술 실력이 좋은 아이들이 많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에게나 잘하는 것은 한 가지 이상씩 있다. 그러므로 겸손해야 한다. 자기보다 잘하는 친구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큰 아들은 초등학교 때 저희가 살던 아파트에서 공부를 잘 한다고 소문이 났었습니다.

미리 시험 날짜를 알려 주고 본 시험은 올백이나 전 과목에서 2~3개를 틀렸습니다.

예고 하지 않고 갑자기 본 시험은 전 과목에서 7개 정도 틀리는 학생이었습니다.

그것은 매일 꾸준히 예·복습을 했고 일주일에 한 번씩 배운 범위만큼 자습서와 문제를 풀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나가면 동네 아줌마들에게 여러 번받은 질문이 있습니다.

“집에서 애를 얼마나 잡길래 공부를 그리 잘하냐”는 겁니다.

초등학교 졸업 할 때까지 6년간 예·복습을 게을리한 적이 없고 ,일기지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꾸준한 예·복습은 성실성과 끈기를 몸에 배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부는 철저한 습관이며 재능이기도 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들이 중1일 때부터 집안에 풍랑이 거칠게 밀려왔지만,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초등학교 학습이 기본이 됐다고 생각한다.

사교육을 거의 시키지 못하고 중·고교를 졸업을 했지만 아들은 공부를 꾸준히 열심히 하는 성실한 학생이었습니다.

대학입시 실패는 인생의 가장 큰 좌절이었지만, 아들을 겸손하게 했습니다.

자기보다 실력 있는 학생들이 전국에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체험을 한 재수 기간입니다.

재수를 통해서 소망하던 대학에 입학한 아들은 대학 때 무섭게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졌던 것도, 대학 실패도 그 때는 막막한 절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20여 년 지나고 보니 그 모든 것이 가족을 단단히 결속시킨 역할을 해줬습니다.

고난이 다가 왔을 때 가족들이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가족이 해체되거나 성숙한 가족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아이들에게 자랑거리가 있다면 성실과 끈기와 정직입니다.

모과 http://blog.daum.net/moga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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