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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門 <1223>

조종사 글·임용운 그림

『신이 영의정 심온에게 건의하여 금군을 증강하기로 하였고, 병권이 두 군데서 나오니 명령 체계가 서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병조참판 강상인이 자백하자 병조판서 박습과 총제 심정도 자복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느냐고 항의하는 투여서 태종을 격노케 하였다. 태종은 박습, 강상인, 심정을 참형에 처하고 명나라 사신으로 간 심온을 압록강을 넘어 귀국하는 즉시 잡아오라고 의금부에 명령하였다.

도사가 말을 달려 의주에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아무 것도 모르고 사명을 마치고 돌아오는 심온을 체포하였다.서울로 압송돼 온 심온은 태종의 친국에 좌의정 박온의 모략이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하였으나 삭탈관직 되어 수원으로 추방당하고 말았다.

전부터 심온과 사이가 나빠 막후에서 일을 꾸민 좌의정 박은이 외척 심씨들의 세력을 조정에서 일소할 목적으로 상왕전에 들어가 말하였다.

『중궁(中宮)심씨는 죄인 심온의 딸이니 이미 국모의 자격이 없어졌습니다. 폐출하심이 옳은 줄로 아옵니다』

태종은 그러나 며느리 심씨까지 내쫓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경은 우리 집안을 이간하여 불화케할 셈인가? 왕후가 사친(私親)을 충동하여 외척이 세력을 부식케하고 시아비인 나를 능멸하게 한 죄가 있는가?』

『하오나 중궁은 죄인의 딸이니 국모로 섬길 수 없는 것이 신민의 마음일 것이옵니다』

상왕전에 중전 심씨를 폐출해야 한다는 상소가 올라왔다는 말을 들은 세종은 즉시 상왕전으로 갔다.

『상왕 전하,중전은 아무 죄도 없습니다.팔대군과 두 공주를 낳고 길러내어 국본(國本)을 확고히 다지고 왕손을 번창케 한 공이 있사오니 폐서인하라는 신하들의 상소를 물리치소서』

『상감은 심려치 마시오. 심온이 나를 능멸하고 군권을 좌지우지하여 내쫓은 것이지 중궁의 아비이기 때문에 죄준 것이 아이었소.중궁에게 죄가 미칠 것이 무엇이겠소.아무 걱정 말고 상감이 맡은 정사나 잘 처리 하시오』

그리하여 세종의 왕후 심씨는 무사하였으나 심온이 자진(自盡)하는 바람에 다시 궁지에 몰리기 시작하였다. 친정은 거의 멸문이 되어 중전 심씨는 근친도 하지 못하고 외조부 안천보의 집에나 겨우 다녀오는 형편이었다.

그럴수록 중전 심씨를 폐출하라는 상소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세종은 조강지처인 왕후 심씨를 보호하며 항상 위로하였다.

『중전, 국구가 불행하게 된 것은 신하들의 정쟁(政爭)때문이었소. 상왕 전하께서도 어떤 일이 있어도 중전은 폐출하지 않겠다고 하였으니 믿어 주시오』

『신첩은 오직 상감의 덕으로 죄를 면하였으나 후일 왕자들에게 화가 미칠까 그것만 걱정이 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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