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D-100]박 전 대표 선거운동 지원여부 관심…“나설 가능성 희박” 분석

“대전은요?”라는 말 한 마디로 지난 2006년 5·31 대전시장 선거의 판도를 일순간에 바꿔버린 주인공.

선거전에서 곤경에 처한 한나라당을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가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지원유세에 나설지에 대해 벌써부터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충청권에서 박 전 대표는 기대감과 부담감을 동시 갖고 있는 존재다. 5·31 지방선거 당시 염홍철 대전시장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성효 정무부시장이 뒤늦게 한나라당에 입당해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박 부시장은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염 시장에게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선거를 열흘 앞둔 시점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박 전 대표가 서울 유세에서 얼굴에 흉기 ‘테러’를 당했고,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입원 사흘째인 5월 22일 박 전 대표는 지역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결과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대전은요?”라고 물었고,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사회적 관심을 증폭시켰다.

여기에 퇴원 직후 자택이 아닌 대전으로 직행, 한나라당 지원 유세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나라당 지지층 결집과 유권자들의 동정표를 이끌어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박 부시장이 염 시장을 2% 박빙의 차이로 이기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때문에 이번 6·2 지방선거에 뛰어든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박 전 대표는 기대와 구원의 대상이지만 야당 후보들에겐 부담스러운 정치인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 6·2 지방선거에서도 박 전 대표의 충청권 지원 유세를 볼 수 있을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사실상 세종시 문제가 충청권 지방선거의 핵심 이슈로 등장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나설 명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을 강하게 비판해온 박 전 대표의 입장에서 충청지역 유권자들에게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친박연대가 미래희망연대로 당명을 바꾸고 대구·경북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후보를 공천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 소속의 박 전 대표의 입장이 애매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세종시 문제가 수정안 ‘포기’ 또는 ‘불발’로 귀결되고, 지방선거 참패 분위기가 뚜렷해 질 경우 ‘당원’으로서 박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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