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민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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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모든 일 처리' 실업난 우려도
인터넷의 보급으로 상징되는 정보화사회의 등장은 세계 전역의 컴퓨터들을 결합하여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함으로써 엄청난 양의 정보가 순식간에 여기저기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디지털 세상에서는 문서는 물론 음향이나 동영상까지도 0과 1이라는 두가지 숫자만의 단순한 조합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원본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복사본을 만들 수 있게 되어 정보의 생산 및 유통비용은 거의 0의 수준으로 급격하게 하락한다.
80년대 내내 침체에 빠져 있단 미국경제가 90년대 들어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는 것도 미국이 정보화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제일의 국가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新경제(New Economy)」라는 용어는 바로 정보통신혁명에 기초한 노동생산성의 비약적 증대로 특징지어지는 「새로운 경제원리가 관철되는 사희」를 의미한다. 인터넷을 롱해 원하는 정보를 거의 공짜로 신속하게 얻을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생활은 그만큼 편리해지며 노동생산성도 높아질 수 있다.
노동생산성이 높아지면 예전보다 훨씬 적게 일하고도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여가시간은 늘어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오히려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정보화의 진전으로 새로운 직종들이 자꾸 생겨날 것이므로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는 재고를 줄임으로써 자본주의 경제의 천형(天形)인 경기변동조차 완화시킨다.
그러나 정보화사회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가 만만찮게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비관적 예상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실업문제이다. 자분주의의 탄생이래 실업문제는 항상 가장 심각한 경제문제 중의 하나였다. 수천명의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할 수 있는 일을 혼자 처리할 수 있는 기계가 등장하면, 그 수천명의 일자리는 없어지게 된다. 비관론자들이 볼 때 정보통신기술의 효과는 산업사회에서의 기계발명의 효과와 별로 다르지 않다.
컴퓨터든 증기기관이든간에 기술발전의 방향은 「사람이 하던 일을 사람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대신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단순히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일은 모두 컴퓨터가 처리하게 되므로 운 좋게 일자리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점점 중요하지 않은 주변적인 일만 담당하게 되며,그만큼 일자리의 안정성이나 자기성취감도 떨어지게 된다. 비관론자들은 흔히 전체 인구의 20%만 일자리를 얻고 나머지 80%는 실업자가 된다는 의미로 「20 대 80의 사회」라는 말을 즐겨쓴다.
한편 적어도 지금까지는 정보화의 진전이 노동생산성을 눈에 띄게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찾아지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의 보급이 실제로는 노동생산성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보고도 나온바 았다. 최근 인터넷관련 기업의 주가상승도 실적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낙관적인 기대를 반영한 거품에 블과하다고 주장되기도 한다. 결국 낙관론과 비관론 중 실제로 어느 것이 들어맞는가는 정보사회의 구성원인 우리 인간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을 것이다. <충남대 교수·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