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13개 시·군 피해자보호시설 전무
서천, 상담소도 ‘0’ … 농어촌 여성 소외 심각

충남 여성 인권보호·권익증진 관련시설이 천안 등 도시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 농어촌지역 거주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는 것으로 파악돼 확충이 요구된다.

이는 충청투데이가 충남 도내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 및 피해자 보호시설 △성매매 피해 상담소 및 지원시설 △폭력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 △모자보호시설,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 등 43곳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드러난 것으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에 대한 권익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도내 가정폭력상담소의 경우 현재 18개가 운영되고 있고 천안에 4곳, 공주·서산·논산에 각 2곳이 분포돼 있는 반면 계룡·연기·서천·태안에는 아예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성폭력상담소는 12곳이 설치돼 있는 가운데 천안 3곳, 아산 2곳을 제외하곤 7개 시·군에 1곳씩 있고, 보령·논산·금산·부여·서천·청양·당진에는 전무하다.

특히 서천은 16개 시·군 중 유일하게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가 단 한 곳도 없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은 5곳이 있는데 천안에 3곳, 공주·논산에 각 1곳이 있고, 성매매 피해자 지원시설은 천안과 공주에 각 1곳이 있다. 성매매 피해 상담소와 폭력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은 천안에만 각 1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조사 대상 43개 시설 중 32.6%인 14곳이 천안에 편중돼 있고, 공주에 5곳, 아산에 4곳, 서산·논산에 각 3곳이 위치해 있다.

결국 이들 5개 시·군에 전체 시설의 80%가 몰려 있는 셈인데 이마저도 상담소와 모자시설을 포함했을 경우이고, 실질적으로 각종 폭력 위험으로부터 피신해 보호·지원받을 수 있는 생활시설 8곳만 놓고 보면 천안에 5곳, 공주에 2곳, 논산에 1곳이 설치돼 있을 뿐 13개 시·군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 관계자는 “국비 보조사업이라 예산이 한정돼 있다보니 여성 인권보호시설 운영과 확충이 쉽지 않다”며 “단순히 피해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개념보다는 가정폭력·성폭력 등에 따른 심리적 상해 극복과 자립자활을 위한 재교육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내달 5일까지 전 시·군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벌여 여성부와 협의 후 시설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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