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선거구도 사상초유 이합집산 예고
정당 정체성·주도권 경쟁 심화될듯

6·2 지방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정당 및 정파의 분화 움직임이 본격화 됨에 따라 사상 초유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행정도시(세종시) 문제는 이 같은 분화를 더욱 부채질 할 것으로 보여 정당 간, 후보 간 대결구도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국면으로 급속히 빨려들어가는 형국이다.

당장 한나라당은 친이(친 이명박)계와 친박(친 박근혜)계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고, 민주당은 최근 새롭게 창당한 국민참여당과 적통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는데다, 자유선진당 역시 공동창업주인 심대평 의원의 창당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력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세종시 원안 수정과 원안 사수를 놓고 친이계와 친박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분당(分黨) 등 금기어까지 등장하면서 당 안팎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때문에 한나라당이 두파로 나뉘어 지방선거를 치르거나, 선거 전에 아예 당이 쪼개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친박계의 물밑 세 확산 현상을 시사하는 주이야박(晝李夜朴·낮엔 친이계, 밤엔 친박계), 월박(越朴·친박계로 넘어감), 복박(復朴·친박계로 복귀), 본박(本朴·본래 친박계), 원박(源朴·원래 친박계) 등의 신조어가 유행하는 것도 ‘모래알 여당’의 현실을 방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세종시 문제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야권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어 야권 분열에 따른 후유증을 걱정하는 소리가 적지않다. ‘민주진영의 적통’을 내세우는 민주당과 ‘노무현의 가치’ 실현을 우선하는 국민참여당이 정면 충돌하면서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에 자유선진당 대표를 지낸 심대평 의원의 신당 창당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충청권 내의 맹주싸움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종시 원안사수를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국민참여당과 심대평 신당 등으로 나뉠 경우 누구도 충청권을 선점하지 못하는 제로섬 게임을 벌여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야 각 당이 이 같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면서 정강 정책이나 이념과 상관없이 당선가능성 만을 좇아 간판을 바꿔다는 후보자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사상 초유의 이합집산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정당 분화는 공천의 폭이 넓어지는 대신, 자치행정을 이끌 참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의 대표성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충청정가의 한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은 물론 야권에서도 분화 움직임이 커지면서 정체성 및 주도권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 당의 분화는 지지층과 민심이 상당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충청정가의 지형을 흔들어놓을지, 아니면 정치혐오증만 키우게 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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