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희 전국주부교실 대전시지부 회장

해가 바뀌면 처음 인사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다. 복(福)이란 좋은 운수 즉 만족하여 불만이 없는 행복한 상태를 뜻한다.

하지만 최근 한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조사대상 178개국 중 102위에 그쳤다.

국제경제 10위권 국가에 사는 국민으로서 이 같은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자문하게 되는 이유다.

이러한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수도권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산과 강에는 날짐승, 길짐승을 기르고 아름다운 꽃도 피우게 해 자연의 오묘함을 자랑해야 하는데 그린벨트를 해제하며 수많은 주택이 들어서고 있고, 고층빌딩은 서로 경쟁하듯 높이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 지역의 브랜드는 호화로운 시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수준, 주민의 의식, 생활의 질에서 구별된다.

수도권 면적은 전 국토의 12%이고 인구는 2007년 기준 전체 인구의 48.6%가 수도권에 살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 인구 50%가 수도권에 살게 된다면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자랑할 것이 못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성공한 사람이나 성공하려는 사람은 모두 이곳에 모이게 된다.

하지만 극심한 교통의 혼잡으로 길거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고, 과밀지역에서의 잦은 접촉과 긴장된 생활은 성품을 사납고 투쟁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 같은 행태는 지도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옛날에는 고위공직자가 퇴임하면 낙향하여 살았는데, 요즘은 서울생활이 어려워 귀농한다고들 한다.

옛날부터 인간 오복에 부(富)가 들어있다.

정직, 성실, 창의성 등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룩한 부는 존경스럽고 자랑할 만하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의식조사에서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에게 '부와 좋은 직업'을 바라고, 일본 부모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재벌들에게 돈을 모으는 목표와 가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돈을 버는 방법도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살리고, 중소기업은 소기업을 살리고, 소기업은 서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정직과 신뢰하는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옳다.

지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국내 재벌들의 2세, 3세, 4세들이 주식장난으로 폭리를 취하고, 부동산 투기로 땀도 흘리지 않고 부자가 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경주 최 부자는 흉년에는 땅을 사지도 않았고, 인근 배고픈 주민에게 곡간을 열어주었다. 얼마든지 재산을 더 모울 수 있어도 사랑하는 이웃을 위해 겸손한 자세로 재산을 만석을 넘지 않도록 한 것은 한 가정의 치산법에서 국가 경영에 버금가는 도덕적 철학이 스며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정문술 미래산업회장은 투명경영, 기술중심경영, 친인척배제 등으로 경영하다가, 2001년 회사 경영권을 아무런 연고가 없는 직원에 물려주고 은퇴하면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 분들은 돈을 버는 목표가 분명하다.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이 분들의 경영목표가 이웃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고, 그로 인해 자기도 더불어 행복했을 것이다.

행복을 위해서 남을 세워주고 바르게 인도하는 것이 곧 자기의 행복이 된다는 것을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