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세종시 수정’ 또 비판

“정몽준대표 원안번복 책임져야”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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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8일 또 다시 세종시 원안을 주장하고 나서, 정부 여당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충청권 설득과 홍보가 또 다시 벽에 부딪혔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이날 세종시 원안 사수 입장에 대해 자신을 정면 비판한 정몽준 대표를 향해 “국민 신뢰를 잃는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해 여권의 내홍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당 일각에서는 ‘분당(分黨)’ ‘탈당’ 등 금기어까지 터져 나오면서 당 안팎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가) 불과 얼마 전까지 원안 추진이라는 당론에 변함이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정 대표는) 한나라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고사를 인용, “미생이라는 젊은 사람이 애인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가 많이 오는데도 다리 밑에서 기다리다가 결국 익사했다”고 박 전 대표를 미생에 비유하며,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미생은 진정성이 있었지만 그 애인은 진정성이 없는 것이다.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되고 애인은 평생 괴로움 속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는 “원안추진이 나라를 위해서 안되는 것이었다면 그렇게 공약해서는 안되는 것이었고, 생각이 변했다면 판단력의 오류 아니겠냐”며 세종시 원안을 재차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수정안에 찬성하면 애국이고 원안을 지지하면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크게 잘못된 것이고 판단 오류”라고 거듭 비판했다.

부처 3~5개의 이전을 골자로 한 당내 세종시 타협안에 대해 박 전 대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법 제정 취지에도 어긋나고 수정안 제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원안 또는 원안 플러스 알파의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무기명 투표 방안에 대해서도 “당당히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할 일”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처럼 친이-친박 갈등에 이어 박 전 대표와 정 대표가 정면 충돌하면서 당내에선 분당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방종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