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초대석]박상희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남도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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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문건설협회 충남도회 8대 회장에 이어 9대 회장에 재선된 박상희 회장은 ‘충남전문건설업계 신장’과 ‘회원사 간 단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박 회장이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남도회를 또다시 이끌게 된 배경에는 무난하고 원만한 성격과 타고난 부지런함이 밑천이 됐다.

동장군이 기세를 부린 지난 1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남도회 집무실로 그를 찾았다. 박 회장은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지역 업체의 생존’, ‘지역업체의 일감 확보’ 등을 강조했다.

대담=유순상 경제부장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남도회 9대 회장 임기 동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보완책을 마련하고,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전문건설의 발전을 위해 한 발 더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

-‘사랑의 집 고치기 ’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는데.

“‘사랑의 집 고치기’ 사업은 지역에 기반을 둔 전문건설인으로서 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측면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소외받고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한 사업으로 협회에서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고, 회원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공주 1호점을 시작으로 9호점까지 완성됐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에도 예산을 편성해 적어도 3~4호 이상은 불우한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다. 특히 이 사업은 협회의 예산 뿐 아니라 지역의 회원들도 노무제공, 자재제공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전문건설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고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아무리 공공사업을 확대해도 지역 하도급업체에 최소한의 관리비와 적정이윤이 확보되지 않으면 지역전문건설업체에 이득이 돌아가지 않는데.

“회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전문건설업체는 주로 하도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도급을 받을 때 원도급업체들이 대부분 최저가입찰을 하기 때문에 하도급 업체들은 일감확보를 위해 초저가 입찰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적어도 5% 이상은 이윤이 발생해야 하는데 관리비조차도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지역업체가 아닌 서울 등 대형 하도급업체들의 단가에는 지역업체들이 이겨낼 재간이 없다. 원도급업체들은 자신들이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대형 하도급업체들을 선호하고, 지역업체들은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서 오히려 손해를 보는 줄 알면서도 일감확보를 위해 초저가 입찰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구조하에서는 지역전문업체들이 일감을 확보한다해도 경영난만 지속될 뿐이다. 발주기관에서는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하고 있는 82%미만 하도급에 대해 철저하게 하도급심사를 하고, 특히 이를 면피하기 위한 이면계약에 대해선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재입법 예고되면서 핵심의제였던 일반·전문건설업체 간 업역 폐지가 유보됐는데.

“국토해양부에서 건설산업기본법을 입법예고하면서 전국의 전문건설업체들이 분노했다. 전문건설업체들이 볼 때에 그 법안은 전문건설업체들을 전부 없애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수십년동안 자리잡은 생산체계, 업계의 의견과 현실을 무시한 행위로 겉으로는 서로 좋은 게 아니냐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한쪽에 편중된 조건하에서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체가 서로 경쟁하라는 얘기는 프로권투선수와 초등학생을 링위에 올리는 것과 똑같은 얘기다. 그래서 모든 전문건설인들이 일어선 것이고, 제8대 임기동안 가장 분노하고 가장 보람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회원사 권익보호를 위해 구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회원사 권익보호를 위해 여러가지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애로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도 일선 시·군에서는 종합과 전문의 업역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해서 전문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종합으로 발주하는 경우가 있다. 또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를 위해 충남도내에서 시공중인 현장을 방문하거나 공문 등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이 역시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협회에서는 발주관서와의 간담회나 지속적인 방문,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 등으로 전문건설업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키고, 건산법에서 정한 업역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도내 시공현장 등에 발주부서와의 협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지역업체에 대한 홍보를 강화함으로써 지역업체의 참여비율이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역건설업이 어느 정도나 침체되어 있는지

“겉으로는 충남도내에 많은 건설공사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질적으로는 충남업체의 공사물량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비근한 예로 2008년 충남도회 평균기성액이 전국에서 13위에 머물고 있고, 7억 미만 수주업체가 75%에 이르고 있다. 이는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하는 업체가 그만큼 많고 지역건설업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다. 안타깝지만 2009년 및 2010년에도 이 수준을 넘지 않으리라 예상하고 있다. 정부에서 조기발주로 경기활성화를 도모한다고 하지만 지역업체들에게 얼마만큼의 혜택이 돌아갈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당면 과제를 풀어갈 계획인지

“충남도내에는 충남도청 이전사업,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건설사업, 금강살리기 사업 등 대형공사들이 산재해 있다. 충남도내의 건설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대형공사에 지역업체가 얼마큼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남도와 ‘지역경제활성화 간담회’를 통해 논의한 바와 같이 발주관서와 협조해 입찰공고문 등을 통해 지역업체에 하도급을 줄 수 있도록 권고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대형업체들이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토록 해야 한다.”

-향후 지역 건설경기 전망은

“충남지역에는 대형사업들이 시행중이거나 시행 예정으로 있다. 일단 기본적인 여건은 마련되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업들에 지역업체가 원도급이든 하도급이든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지역업체들이 충남도내에서 이루어지는 공사에 50%이상만 참여할 수 있다면 그리 비관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있고 기억에 남는 일은

“1996년도에 경부고속도로 입장휴게소 토목공사를 하도급 받아서 시공하던 중에 현장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시공중인 구조물이 토사에 밀려 붕괴되고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어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를 직원들과 함께 야간 작업을 하며 공기 내에 준공, 휴게소가 정해진 날짜에 개소했을때가 가장 기억이 남는다. 지금도 경부고속도로 입장휴게소를 지날 때 꼭 들려서 차를 한잔 마신다.”

-지난 수십년간 곁눈질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건설인으로서, 건설인이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자세는.

“건설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국민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산업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인의 마인드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내가 짓는 건물이, 내가 건설하는 도로나 교량이 내 후손들이 편하게 살기 위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는 인식하에 시공해야 한다. 단순히 이윤을 많이 남긴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행주대교나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되돌아 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끝으로 충남지역 전문건설업계 종사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전문건설업도 무한경쟁의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예전처럼 잘못된 관행과 인맥 등으로 공사를 수주하고 시공하는 시대는 끝났다. 자기만의 시공노하우를 개발하고 특화된 분야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구태와 주먹구구식 경영으로는 이제 살아남을 수가 없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원칙과 소신에 입각한 경영을 통한 견실시공만이 생존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항상 연구하고 발전해 전문건설인이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리=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

사진=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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