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식 외과 전문의·푸른외과 원장

레이저를 사용하면 통증도 없고, 깨끗하게 빨리 치유되며 아주 쉽게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믿는 환자들이 많다. 또한 최근에 많이 발전한 내시경하 수술, 특히 복강경 수술, 관절경 수술 등을 레이저 수술이라고 잘 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 나라에서 의료용 레이저가 보편화된 지 10년 정도 흘렀다. 처음에 레이저가 의료용으로 쓰일 때는 의사들조차도 기적의 의료 기구라고 믿는 사람도 있었다.

현재 레이저가 의료 분야에서 사용되는 부분은 칼을 대신한 절개술, 태워 없애는 소작술, 피부를 얇게 하는 박피술, 작은 점 등을 제거하는 제거술, 침투 깊이를 조절해 입자를 잘게 부수는 시술, 문신 제거 혹은 색소반 제거술 등 내·외과에 보편적으로 쓰인다.

물론 레이저의 특성상 직진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확한 시술을 한다면 주위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점을 제거할 때 과거의 방법은 전기 소작술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이보다는 레이저로 시술할 경우가 훨씬 정확하고 주위 조직을 덜 손상시켜 통증이 약간 감소할 수는 있다. 그러나 완전한 무통 시술은 불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완전한 무통 시술을 하려면 조직 중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을 피해 시술하면 되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이고 현재로선 의료현장에서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처음 우리나라에 의료용 레이저가 도입될 당시 그 가격은 현재보다 훨씬 비싼 고가의 장비였다. 그렇다 보니 이를 도입한 병원에선 원가보전 차원에서 과대포장된 선전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등 이런저런 이유에서 일부 환자들이 통증 없는 시술이라고 믿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이 된다.

현재의 레이저 시술은 주위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절개술시 절개면의 자연적인 소독효과 등의 이점으로 약간의 통증 감소와 시술의 종류에 따라 완치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그러나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시 절개 자체를 레이저로 하는 경우는 오히려 전통적인 수술용 칼을 사용한 절개보다 더 많은 주위 조직의 손상을 주어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

이렇듯 모든 것이 마찬가지지만 과학적인 첨단 의료장비는 정확한 성능 파악이 필요하고, 적절한 선택과 시술을 했을 때 그 효과가 배가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나 의사 모두 맹신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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