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다시 재생시켰다는 '올레길'은 갈수록 화제다. 성산포에서 시작하는 길, 서귀포에서 시작하는 길 등 14코스로 개설된 '제주 올레길'은 자동차 없이 새가 하늘을 날듯, 두 발로 자유롭게 풍광을 즐기며 걸으면 되는 것이다. 아무런 제약도 부담도 없다. 그래서 '생명의 길' '평화의길'이라고도 한다.

제주도 사투리로 '올레길'은 차가 다니지 않는 집 마당에 이르는 골목길 같은 것을 뜻한다. 그런데 제주도의 뜻있는 사람 몇이 앞장서 제주도를 차원 높게 만드는 작품으로 '올레'를 승화시켰다. 정부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원봉사자의 참여로만 운영되는 데 올해 벌써 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 '대한민국 제1의 걷고 싶은 길'임을 증명해 보였다. 특히 마을마다 '할망 민박'이 있어 제주도의 특성도 체험할 수 있다.

지리산에도 '지리산 둘레길'이 있어 계곡에서 스쳐 오는 바람,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걷고 싶은 만큼 걷는다.

지난 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주최하는 '내포(內浦)문화 포럼'준비를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내포는 어디인가? 충남의 서북부를 가로지르는 차령산맥 안쪽, 당진·서산·예산·홍성·아산·보령·서천 등을 말하는 데 그 중심에는 언제나 가야산과 삽교천이 있고 바다쪽으로 가로림만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날 세미나에는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과 내포 지역 문화원장, 문화담당 공무원, 도의원으로는 김기영(예산), 이선자(공주)의원 등이 다수 참석했고 수덕사의 포교를 담당하고 있는 중현스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랜 시간 토론에 참여했다.

특히 수덕사 중현스님과 김기영 의원의 발언은 모든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내포지방의 다양한 문화적 보고를 가야산 숲길로 연결하여 내포문화의 중흥을 이룩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이곳에 머지않아 충남도청과 많은 충남의 기관들이 몰려오는가 하면 서해안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로 뚫린 교통망으로 이제 '외진 곳' 내포가 아니고 충남문화 전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런 것에 호응이라도 하듯 서해안은 해저유물 등 문화·관광의 새 명승지가 되고 있다.

특히 '가야산 숲길'은 대원군 아버지의 남연군묘가 있는 데서부터 서산 마애삼존불상이 있는 데 까지 제주도 '올레길'에 못지 않는 아름다운 조건을 훌륭하게 갖춰져 있다는 것.

일찍이 중현스님은 가야산 순환도로를 만들어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들이 달리게 하려는 계획을 백지화 하는데 앞장섰었고 이번에는 '생명의 길'-'가야산 숲길'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중현스님은 말한다.

"가야산 숲길은 예산-홍성-서산-당진 등 내포를 연결 짓습니다. 이곳에는 가야산 주변의 많은 불교문화재, 천주교의 훌륭한 성지, 그리고 유교, 도교와 많은 민속유산까지 모두 연결시킵니다. 내포숲길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문화·관광 콘텐츠가 많습니다. 우리는 이 숲길로 모든 걸 소통시킬 수 있습니다."

원래 충남도 문화관광당국에서 일찍 '충남의 옛길'사업으로 이것을 추진했다. 그리고 이곳은 '백제 미소의 숲길'이라 이름 붙였다. 물론 앞으로도 이 숲길의 공식 이름은 '백제의 미소'가 될 것이다. 그 끝자락에 서산의 마애삼존불, 그 신비스럽게 미소 짓는 불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앞으로 수덕사 중현스님의 가야산 꿈을 비롯, 이 모든 내포의 것을 담을 그릇- 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 '내포 문화 포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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