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노래방 도우미 알선 변칙 퇴폐영업
가족 단위 휴양시설 대신 모텔만 들어서

지역 대표 명산인 국립공원 계룡산 입구 주변에 음란퇴폐 영업이 위험수위를 넘어 관계 당국의 철저한 지도감독이 요구된다.

지자체의 계룡산 온천지구 개발이 수십 년째 표류하는 사이 당장 돈이 되는 모텔과 노래방 등만 우후죽순 늘며 급기야 퇴폐영업까지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갈수록 향락특구로 변질되는 계룡산 온천지구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동학사 관광객과 상인 등에 따르면 최근 동학사 입구 주변의 일부 노래방들이 여성 도우미를 알선하는 등 변칙 퇴폐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달 초 직장동료들과 연말 단합대회차 이 곳을 찾은 대전시민 진모(32·대전 서구) 씨는 “동학사 입구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동료들과 인근 노래방에 들렀다가 술은 물론 도우미까지 제공된다는 업주의 말에 놀랐다”며 “명색이 동학사인데 입소문 날까 걱정마저 됐다”고 말했다.

현재 동학사 주변에는 5~6개의 노래방이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 업소는 손님들에게 맥주는 물론 노래방 도우미를 알선하는가 하면 일부 도우미들은 옷을 걸치지 않은 채 쇼보도 형태의 불법영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관광객들은 전했다.

박정자 4거리에서 동학사 입구 우측의 장군봉 능선을 가로막고 늘어 선 20여 개의 모텔촌도 자연경관만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 등은 지난 87년 이 일대를 온천지구로 지정하고 관광자원 개발에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가족 단위의 레저·휴양시설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해 외관상 러브호텔촌을 방불케하고 있다.

최근엔 무인호텔까지 등장했다.

동학사 인근 상인들은 상가번영회 차원에서 식당 앞 호객행위를 자제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허울만 좋은 온천지구로부터 빠져나가는 관광객들을 잡기엔 역부족이다.

최근 대전-당진고속도로가 개통된 것도 가뜩이나 열악한 동학사 상권에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주민 박모(50) 씨는 “모텔만 늘어선 채 관광지도 아니고 거주지역도 아닌 뒤죽박죽된 관광지 형태를 띠다 보니 상인들은 상인들대로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대전시민 강모(43·대전 둔산동) 씨는 “동학사와 계룡산을 빼놓고는 볼거리가 없다보니 타 시·도의 지인들이 대전에 놀러와도 동학사를 당당히 데려가기가 쉽지 않다”며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성인위주의 향락시설만 늘어나는게 아닌 가족단위로 쉴 수 있는 시설들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주 반포파출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노래방 퇴폐영업에 대한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구경하러 왔다가 실망하고 가는 관광객들을 보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게 이 곳 동학사 상인과 주민들의 현장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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