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공무원 정년연장 수단으로 전락‘자리보장 빌미 시장 협박’ 촌극까지

청주시 출연기관이 퇴직공무원의 정년 연장을 위한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원칙없는 인사로 인한 조직내 잡음이 일고 있다.

현재 지방공기업법상 청주시의 50% 이상 출연기관은 청주시시설관리공단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등 2곳.

일반적으로 지자체 출연기관의 기관장을 임명할 때는 공모를 통한 외부전문가 영입을 원칙으로 한다.

또 유능한 인재 영입이 여의치 않을 때는 출연기관장 임기와 퇴직 잔여기간이 비슷한 공무원 가운데 적임자를 임명함으로써 지자체 내 인사적체 해소수단으로 활용하는 묘를 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청주시의 경우는 최근 출연기관장 인사에서 이같은 일반적 원칙을 무시한 인사가 반복되면서 온갖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2005년 말 청주시시설관리공단 3대 이사장인 H(61)씨가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자, 남상우 청주시장의 청주고등학교 3년 후배로 시 재정경제국장을 지내다 공로연수 등 잔여임기 1년여를 남겨둔 연중희(62) 현 이사장이 임명됐다.

연 이사장은 이후 전 이사장의 잔여임기 1년을 채운데 이어 예상을 깨고 남 시장의 연임결정으로 올해 말까지 모두 4년 동안 재임, 사실상 3년의 정년 연장을 보장받은 셈이다.

하지만 연 이사장은 재임기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아들을 시설공단에 채용해 구설수에 오르는 등 끊임없는 자질론 시비를 불러왔다.

이처럼 능력과는 상관없이 이사장 직이 정년연장 수단으로 인식되자 올 연말 공로연수를 앞둔 한 고위공직자가 "올 연말 이사장 자리에 본인을 보내주지 않을 경우 경쟁당에 입당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며 시장을 협박하는 촌극(?)이 벌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또 조례 상 불가능한 연 현 이사장의 1년 연임설까지 나돌 정도다.

2년 임기이면서 서기관(4급)대우를 받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직도 진통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07년 연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남 시장의 청주고 3년 후배이면서 시 재정경제국장으로 잔여임기 1년여를 남겨뒀던 김종벽(61) 씨가 문화재단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김 전 사무총장이 올 7월경 내부갈등으로 자진사퇴 하자 시청 내는 또다시 차기 총장 자리를 두고 술렁이게 되고, 당초 올 연말 공로연수를 앞둔 고위공직자가 중점 거론되다가 내부 불만이 잇따르자 잔여임기를 3년여 앞둔 김동관 현 사무총장(전 시 복지환경국장)이 임명되면서 일단락됐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관련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지방공기업이 퇴직공무원의 정년 연장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공직자는 "학연, 지연, 정치적 가신에 대한 보답 등으로 출연기관 인사를 활용하지 않고 청내 인사 적체 해소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했다면 내부에서 발생하는 불만만이라도 잠재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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