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多 추천맛집]대전 송촌동 ‘대청마루추어칼국수’

▲ 대청마루에선 칼국수라는 친근한 음식에 보양식인 추어탕을 합친 ‘추어칼국수’를 먹을 수 있다. 권도연 기자

고기 어(漁)와 가을 추(秋)를 합치면 미꾸라지 추(鰍)가 된다. 이름에 이미 가을을 담고 있는 미꾸라지는 가을보양식으로 꼽힌다. '대청마루추어칼국수'에선 겨울잠을 앞두고 기름이 잔뜩 오른 미꾸라지로 끓인 '추어칼국수'를 맛볼 수 있다.

사장 김옥순(51) 씨는 "시댁 금산에서 시동생들이 미꾸라지를 잡아오면 시어머니가 추어칼국수를 끓여주셨다"며 "남편 생일에 사람들을 불러 추어칼국수를 대접했더니 팔아도 될 것같다고 칭찬을 해 식당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식당 이름은 3일간 고민하다가 김 씨의 친정이 대청댐 수몰지역이어서 대청마루로 지었다. 이전까지 집에서나 해먹던 추어칼국수 메뉴를 손맛 좋기로 소문난 김 씨가 음식점 메뉴로 개발해 팔며 대박이 났다.

1997년 6월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 문을 연 이후, 독특한 메뉴로 IMF에도 끄떡없이 호황을 누렸다. 13년 만인 지난 2월엔 옆자리에 이층짜리 건물을 지어 확장 이전했다.

김 사장은 "식당을 한 경험도 없는 둘째 며느리가 자신에게 배운 음식으로 가게를 차리고, 손님이 줄을 서자 누구보다 시어머니가 기특해하셨다"고 했다.

추어칼국수엔 부추·깻잎·호박 등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하지만 미꾸라지를 많이 갈아넣어 국물이 걸쭉하다. 일반적인 추어탕은 비린내 때문에 산초를 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집 추어칼국수는 산초 없이도 잡내가 느껴지지 않는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면은 걸쭉한 국물과 어울려 진하고 깔끔한 토속의 맛을 낸다.

김 사장은 새벽마다 미꾸라지를 손질, 40분정도 고아서 체에 3번이나 살을 거르고 믹서로 간다. 이것을 다시 삶는데 냄새가 나지 않도록 시어머니가 가르쳐준 비법을 쓴 후 한 시간 반정도 끓여 쓴다.

잡냄새가 전혀 없어선지 처음 먹는 사람들은 칼국수 국물이 추어탕이라는 것조차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담백하다. 탱글탱글한 면만 건져먹던 사람도 비린내 없는 깔끔한 국물에 한 번 손을 대면 다 먹지 않고는 못 배긴다.

김 사장은 "맛을 결정하는 건 얼마나 좋은 재료를 쓰고 정성을 들이느냐에 있다"며 "정읍·강경·고성 등 양어장에서 가장 좋은 국내산 미꾸라지만 하루에 20㎏가량 공수해 쓴다"고 밝혔다.

찬바람이 시린 늦가을 점심, 추어칼국수로 속을 달래보면 어떨까.

권도연 기자 saumone@cctoday.co.kr

△주소: 대전 대덕구 송촌동 246-13

△연락처: 042-632-7640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0시

△주요메뉴: 추어칼국수(5000원), 추어탕(6000원), 추어만두(5000원), 추어튀김(소/1만 원, 중/1만 5000원, 대/2만 원), 추어조림(중/2만 원, 대/3만 원), 추어매운탕(중/2만 원, 대/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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