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종필 자민련 총재에게 듣는다

▲ 김종필 총재 <신현종 기자>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17대 총선 전략과 관련 "충청북도 몇 군데 남았지만 대략 출마할 사람을 40대 중반이나 50대 초반으로 내정하고 있고 그 사람들을 영입해서 싸울 것"이라며 "물론 충청권뿐 아니라 전국의 다른 데도 100여군데 공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중앙당에 공천심사위원회가 있다"며 "벌써 선거대책특별기구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는데 거기서 공정하게 제일 당선 가능성이 있고 하자가 없는 사람을 선정해서 공천할 것"이라고 말해 경선보다는 당내 기구를 통해 후보를 선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총재는 지난 3일 본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최근 내년 총선 정국에 앞서 심대평 충남지사 문제를 비롯한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재는 심 지사와 관련 "심 지사가 출마하는 것은 단념하고 도지사로서 마지막까지 기여하겠노라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며 "본인의 고향은 공주지만 공주에는 현역의원이 있으니까 거기는 놔두고 대전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충남지사를) 3선을 했으니까 더 이상은 못하지만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본인의 희망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심대평 충남지사가 지난 2일 당사를 다녀갔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그동안 어떻게 하느냐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은데 몇 달 전에 제가 그랬습니다. 하고 안하고는 본인에게 달려 있고 나는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잘 생각해서 결정나는대로 얘기해 달라고 했는데 최근에 왔습니다. 함께 저녁 먹으면서 얘기했는데 자기는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끝까지 하는 게 좋겠다. 출마하는 것은 단념하고 도지사로서 마지막까지 기여하겠노라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심 지사의 출마 지역은 어디를 염두에 뒀었나.

"그건 나중에 보면 알게 되겠죠.(웃음) 본인의 고향은 공주지만 공주에는 현직의원이 있으니까 거긴 놔두고 대전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충남도지사를) 3선을 했으니까 더 이상은 못하지만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본인의 희망을 들어줬습니다."

-최근 대전과 충남 쪽에서 자민련의 지지도가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는가.

"그건 제가 잘 모르는 일이고 사실 충청권이 자민련의 기반인데 김대중씨가 뭐 한다고 해서 (자민련의) 정체성도 깨지고 속고, 내각책임제하기로 하고 그것도 속고, 그걸 이유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7명의 의원이 다른 당으로 떠나고 해서 지난 총선거 때 충청권 사람들이 자민련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거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누가 섭섭한 결과를 받느냐면 충청도 사람들입니다. 좋은 예로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옮긴다고 하고 그걸 취급할 국회특별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는데 우리 의원들 데리고 간 당에서 반대해서 구성도 안됐지 않습니까. 거기 가 있는 사람들이 막 고함을 지르고 해 봤자 소용없습니다. 선인들이 가르쳐 준 말이 있습니다. 사람다운 됨됨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소꼬리가 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 당에서 그쪽으로 간 사람들 소꼬리에 붙어서 파리 쫓기나 했지 무슨 역할을 합니까. 대변자 역할을 하나도 못합니다. 우리 충청도 사람들이 그런 걸 봤기 때문에 느낄 겁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우리들한테 힘을 실어 주리라 믿고 최선을 다할 겁니다."

-한나라당 충청권 의원들이 요즘 행정수도 때문에 상당히 딜레마에 빠져 있는 분위기이다. 어떻게 보고 있는가.

"우린 주장을 합니다. 대선 때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분명히 유권자들에게 행정수도를 충청도로 옮기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그렇다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그걸 실현해서 약속한대로 최선을 다해야 하고 대통령을 돕고 있는 당도 그런 면에서는 대통령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힘을 보태 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국회에서 보니까 자기네만 앞에 나가서 해야 한다고 야단치는데 반해 당원들은 다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그런 것을 우리 친애하는 충청도민, 대전시민 여러분께서 잘 헤아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총선에 대한 구상이라든지 충청권 공략방안이라든지 말해 달라.

"공략방안 없습니다. 우리 지금 충청북도는 몇 군데 남았지만 대략 출마할 사람들 전부 40대 중반이나 50대 초반으로 내정하고 있고 그 사람들을 영입해서 싸울 겁니다. 물론 충청권뿐 아니라 전국 다른 데도 100여군데 내놓을 겁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심정으로 유권자들한테 호소하고 자유민주연합이 온고지신하면서 내일을 향해 안정된 방향으로 착실하게 가겠다면 지지해 주리라 믿습니다. 그게 우리가 하겠다고 하는 방향이지, 전략이라든가 하는 거 없습니다."

-공천은 언제쯤 마무리를 지을 예정인지.

"중앙당에 공천심사위원회가 있습니다. 벌써 선거대책특별기구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는데 거기서 공정하게 제일 당선 가능성이 있고 하자가 없는 사람을 선정해서 공천할 겁니다. 공천 발표는 시간이 되면 할 것입니다. 자치단체 중 자기 구역에서 나오는 사람은 12월 7일까지 의사를 발표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데 나오는 사람은 내년 2월에 밝히면 되니까 2월 이후부터 공천심사에 들어가서 선거활동할 수 있는 이전에 공천을 확정해서 활동하게끔 할 겁니다. 실제로 그 이전에 공천은 다 돼 있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여기 조사해 보고 저기 체크해 보고 하면서 그 사람이 하자가 있나 없나 조사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나서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조사한 결과 괜찮다 안되겠다 결과가 나오니까 시끄럽게 내놓지 않고 조용히 할 겁니다."

-의원내각제라든지 책임총리제 같은 얘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에 대한 개헌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건 제가 외롭게 10여년을 주장하는 것인데…. 얘기했지만 우리나라에 8명의 대통령이 있었지만 영예롭게 임기를 마치고 나서 국민들의 존경과 어려울 때 국민들이 기댈 수 있는 전직 대통령이 한 분도 없습니다. 결국 모두 불행해졌습니다. 좋은 예로 김대중 전 대통령 봅시다. 자기가 데리고 있던 아들, 처제 등 모두 영어의 신세가 됐는데 그것은 왜 그렇겠습니까. 물론 본인도 잘못 생각하거나 잘못한 점이 있겠지만 이 제도 자체가 그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우리야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정치인이지만 참 한심스럽고 걱정스럽습니다. 언제나 건전하면서도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떳떳하게 영위해 나갈 수 있는 나라가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이라크 파병문제로 어떻게 보면 국론이 양분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에 대한 총재의 생각은.

"양분이 아니라 삼분이 되더라도 파병문제에 관해서 각자가 자기소견을 얘기할 수 있는 자유는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적인 면에서 국가의 내일을 생각하고 지구촌에서 엮어 가고 있는 여러 현상을 생각하면 파병은 해야 합니다. 난 파병문제가 나왔을 때 제일 먼저 그랬습니다. 여단병력을, 될 수 있으면 금년 내에 준비해서 내년 초에 파병해야 한다고 대통령 직접 만나서 얘기했습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석유의 70%를 의지하고 있는 데가 중동입니다. 다른 데서 유류 가지고 올 수 있습니까? 국익, 국익하지만 다른 게 국익이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2만불 시대로 간다고 해도 반드시 중동에 있는 원유가 필요합니다."

-최근에 중부권 신당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어떻게 보는가.

"중부권 신당 얘기가 또 뭡니까. 모르는 소리고 기분나는 대로 자꾸 얘기하면 안됩니다. 그런 소리하고 뭐 행동 취한 거 있습니까? 그 소리했는지 난 지금 처음 들었습니다. 만난 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누가 어디서 뭐 때문에 그런 소리했는지 했으면 뭔가 실천을 보여야 하는데 아무 것도 없습니다. 누가 그랬는지 모르지만 난 들은 적 없습니다."

-대선자금 정국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김 총재의 견해는.

"대선자금 파내야 합니다. 기업인들은 건드리지 말고 정치인들 불러다가 조사해서 어디서 받았는지 확인만 하라는 겁니다. 기업인들 죄 없습니다. 그 사람들 왜 괴롭힙니까? 기업인들은 열심히 돈벌라 하면 됩니다. 그 사람들 돈 벌면 그게 다 우리 국민들의 재산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여기에 저촉되는 일을 한 사람은 양심이 있으면 나와서 고백하고 검찰 조사에 응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부 뒤에 숨고 도망다니는데….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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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이원용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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