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선

▲ 드라마 '모래시계'로 명성을 떨친 정동진역 앞바다의 장엄한 해돋이 광경. 이곳은 연인들의 사랑과 희망이 움트는 곳으로 유명하다. <우희철 기자>
드라마 '모래시계' 여주인공의 쓸쓸함과 애처로움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 정동진 앞바다.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303번지에 위치한 정동진역은 역 문을 나서면 발 밑에 드넓은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는 간이역이며 전국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경복궁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위치한 곳이라 하여 정동진이라 부르고 있다.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으로 인구가 40% 이하로 줄자 한때 여객 취급을 중지하기도 했던 정동진역은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가 방영되면서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 1997년 2월 철도청 해돋이 열차가 운행되면서 관광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99년에는 200만명이 다녀가는 등 전국 최고의 해돋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이곳은 연인들의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는 곳뿐만 아니라 IMF 외환위기 때 좌절과 실의에 빠져 인생을 포기하려던 사람들이 동해바다에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을 보고 용기와 희망을 얻었던 뜻깊은 곳이기도 하다.

대전에서 이 곳에 가려면 주말 대전역이나 서대전역에서 무궁화호 열차 상행선을 타고 경부선~충북선~태백선~영동선을 따라 6시간40분 남짓을 달려야 한다. 정동진역과 영동선의 마지막 역인 강릉역 사이에는 안인역이라는 조그마한 간이역 하나뿐인 것을 보면 그 위치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강릉행 열차는 대전역이나 서대전역 모두 평일에는 운행하지 않는 임시열차로 대전역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7시35분 출발해 정동진역에 오후 4시14분에 도착하며, 서대전역에서 출발하는 강릉행 열차는 광주에서 토요일 오후 6시46분에 출발해 서대전역에 오후 9시15분, 정동진역에는 다음날 오전 3시51분, 종착역인 강릉역 도착시간은 4시19분이며 대전역과 서대전역으로 돌아오는 열차 출발 시각은 각각 오후 4시47분과 1시27분이다.

정동진역에서 200여m 떨어진 곳에는 이 마을 사람들이 호물지산(고성산)이라 불리는 조그마한 언덕 같은 산이 있다. 해발 150m 정도 되는 이 산의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동해의 장엄함과 정동진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강원도 고성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변에는 등명해수욕장과 정동해수욕장, 드라마 영상기념관, 등명락가사, 모래시계 공원과 해돋이 공원(조각공원)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강릉시가 해돋이 열차와 연계, 관광객들이 시내 유적지와 명승지를 둘러볼 수 있는 셔틀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철도청은 매년 정동진 해돋이 관광객들을 위해 12월 31일 임시열차를 편성했으나 올해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또 이달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간은 정동진으로 가는 중간역인 강원도 오십천계곡의 영동선 4개 교량에 대해 신설교량공사로 도계~동해역간 열차 운행을 일시 중지해 청량리, 광주, 대전~영월~강릉간 운행열차는 태백역까지만 운행하며 부산, 동대구, 영주~강릉간, 청량리~영주~강릉간 운행열차도 도계역까지만 운행한다. 태백~강릉, 도계~강릉간은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철도청은 정동진 해돋이 관광 외에도 지난 겨울 시즌(2003년 1월 4~26일, 2월 5~9일) '태백산 눈꽃열차'와 '환상선 눈꽃순환열차'를 각각 운행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오랜만에 열차를 타고 정동진을 찾아 경제난과 실업난, 태풍 매미, 사스, 이라크 전쟁 등 유난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올해를 마무리하며 새해를 설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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