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다로… 겨울기차 여행

▲ 교통 체증도, 주차난도 걱정할 필요 없는 기차여행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주말이나 휴일 한나절을 보내기에는 최고의 여행이다. <지영철 기자>
'낭만이 가득한 열차에 몸을 싣고 겨울 추억을 만들어 보자.'

여기저기 흩어진 낙엽과 함께 떠나 보내야 하는 가을이 아쉽기도 하지만 눈을 기다리는 설렘이 있어 겨울은 누구에게나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하루하루 바쁜 일상에 쫓겨 단풍 구경 한번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면 이번주는 사랑을 가득 실은 기차를 타고 그리움이 묻어나는 겨울의 정겨움 속으로 떠나 보자.

함박눈이 반겨 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떠나는 겨울여행은 낭만과 재미 면에서 결코 가을에 떠나는 단풍여행에 처지지 않는다.

게다가 기차여행은 안전하면서도 정취가 있어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기차여행은 온 가족이 함께 어울리는 나들이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은 그저 묵묵히 앞만 보고 운전에만 몰두하던 아빠와 다정히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고속버스보다 탁 트인 실내공간에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역으로 도착할 기차를 기다리는 즐거움과 함께 엄마가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을 먹는 즐거움, 기차 안을 오고 가는 매점 아저씨에게 사 먹는 삶은 계란과 음료수, 과일 등은 별미 중의 별미라 할 수 있다.

또 기차여행은 출발역에서부터 도착지에 이르기까지의 일정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각 지방마다 갖고 있는 특색들을 새롭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아이들에게는 좋은 학습효과를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기차를 이용해서 어디로 어떻게 떠나는 것이 좋을까.

이런 것은 이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최근에는 철도청과 연계한 여행상품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전국 어디든 기차를 타고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차 여행을 하고 싶지만 꽉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기가 싫다면 무작정 역에 나가 마음닿는 대로 표를 끊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어떤 곳이라도 편도 1시간20분 정도의 거리라면 휴일에 가볍게 떠나는 나들이 코스로 적당할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경부선은 서울역을 시발점으로 부산까지 총 444.3㎞이고 중간에 대전∼김천∼동대구∼밀양역 등을 거친다.

운행하는 열차노선은 서울역을 기준으로 무궁화호와 새마을호가 운행되고 있으며, 지역노선에서는 간간이 통일호 열차도 운행된다.

새마을호의 경우 서울역을 출발, 영등포∼수원∼천안∼조치원∼신탄진∼대전∼영동∼김천∼구미∼왜관∼대구∼동대구∼경산∼밀양∼구포∼부산역을 하루 18회씩 운행하고 있고, 무궁화호는 서울∼용산∼영등포∼안양∼수원∼오산∼서정리∼평택∼성환∼천안∼전의∼조치원∼부강∼신탄진∼대전∼옥천∼심천∼영동∼황간∼김천∼구미∼약목∼왜관∼대구∼동대구∼경산∼청도∼상동∼밀양∼삼랑진∼원동∼물금∼구포∼사상을 지나 부산역까지 하루 22회씩 운행되고 있다.

대전에서 경부선을 탔을 경우 소백산맥 줄기를 따라 추풍령∼황악산∼삼도봉∼대덕산 등 산의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김천과 각종 유적과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금오산이 자리잡고 있는 구미에서 편안한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삼복더위 때면 얼음이 얼었다가 처서가 지나서야 녹는다는 신비한 얼음골이 있는 밀양을 지나 종착역인 부산에 도착하면 광안리해수욕장을 비롯, 다대포·송도해수욕장 등에서 겨울 바다의 낭만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또 부산시청 앞(서쪽) 약 1㎞ 거리의 바닷가에는 6·25 전쟁을 전후해 부산 공동어시장의 여인네들을 중심으로 시장 형태가 갖춰진 자갈치시장을 비롯, 부산역에서 북쪽으로 14㎞ 떨어진 곳에 있는 동래온천에서는 온천욕을 즐길 수도 있다. 또 산의 모습이 마치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는 용두산 공원, '86 아시안게임'과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부산의 명물로 자리잡은 요트경기장도 기차여행에서 가볼 만한 관광지다.

눈 소식이 기다려지는 요즘, 스산한 바람에 어깨가 움츠려든다면 기차에 몸을 싣고 떠나 보자.

굽이굽이 돌아가는 철길따라 어른들에게는 아련했던 추억이 되살아나고, 아이들에게는 아이들대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새록새록 쌓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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