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생명수를 찾아서] 제천 영호저수지(의림지) 김제 벽골제·밀양 수산제 더불어 가장 오랜 역사지닌 저수지 호수전체 문화재 지정 … 빼어난 절경 연중 행락객 발길 줄이어

▲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충청권의 수많은 저수지 가운데 가장 유명한 저수지는 어디일까. 규모나 활용도 면에서는 전국 1위와 3위 규모라는 예산 예당지나 논산 탑정지를 비롯해 진천 백곡지와 초평지 정도가 손꼽히겠다.

하지만 역사성이나 상징성을 논하자면 제천 의림지가 단연 으뜸이다.

의림지는 공식명칭이 영호지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영호지라는 이름은 소수가 부르는 이름에 그치고 있고 누구든 의림지라고 해야 쉽게 인지한다.

영호지는 각종 문헌자료를 통한 고증과 퇴적물의 탄소측정 등 과학적 접근을 통해 삼한시대에 축조됐다는 사실이 거듭 입증됐다. 한반도에 존재하는 수많은 저수지 가운데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더불어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제천 영호지. 영호지는 제천 시민들의 자랑거리이고, 휴식처이고 생명의 원천이다.

◆농업용수 기능

제천시 모산동에 위치한 영호지는 용두산 일대 750㏊를 유역으로 한다.

삼한시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이 저수지는 지금까지도 철저히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신월동과 모산동, 청전동 등 시 외곽지역 농경지가 영호지의 물을 받아 농사를 짓는다.

시가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탓에 제천의 시가화가 바르게 진행되며 영호지 주변도 농경지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더불어 영호지의 물을 받는 면적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

영호지의 만수면적은 15㏊로 저수량은 50만t 규모다.

산악지대인 제천은 밭을 포함해 농경지 면적이 3418㏊에 그치고 이중 관개수로를 통해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짓는 논의 면적은 814㏊다.

이중 24%인 197㏊를 영호지가 담당하고 있으니 지역 내에서 차지하는 영호지의 농업용수 기능이 적지 않다.

제천의 명물 영호지의 안정적 수량 유지와 수질 보호를 위해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72년 호수 북쪽 1㎞ 지점에 영호지와 비슷한 규모인 제2의림지(비룡담)를 조성했다.

비룡담과 영호지는 의천이라는 개천으로 연결돼 있고, 비룡담은 영호지에 꾸준히 물을 공급하고 있다.

비룡담은 자체적으로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지 않고 오로지 영호지에만 물을 공급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비룡담이 준공된 이후 영호지는 한결 나이진 수질을 유지하고 있고, 언제나 넉넉히 물을 채우고 있다.

◆제천시민 최고의 휴식처

영호지는 제천 시내 권역에서 가장 손꼽히는 관광지이며 휴양지이다. 관광지인 제천은 외곽으로 나가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산과 물이 많지만 시내권역에서는 영호지가 으뜸으로 손꼽힌다.

시가지 중심부에서 20분 남짓 거리에 위치한 영호지는 제천을 찾는 외지인들이 곡 한 번씩 방문하는 명소다.

호수 전체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영호지는 영호정, 경호루 등 정자와 누각들이 연자암, 용바위 등 자연암석들과 어울려 절경을 연출한다.

더욱이 근래 들어 인공폭포를 비롯해 분수, 야간 조명 등이 설치돼 볼거리를 더했고 호수를 가로지르는 가교와 산책로가 조성됐다. 잔디광장도 조성돼 연중 행락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호수 주변에는 각종 상가와 음식점이 즐비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어린이 놀이시설인 의림랜드도 이곳에 만들어졌다.

오리보트 50여 척이 항시 운영되고 있어 가족이나 연인들이 즐겨 이용하기도 한다.

수온이 유난히 찬 영호지는 겨울철 구멍낚시터로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원칙적으로 낚시를 불허하지만 겨울에만 한시적으로 구멍낚시를 허용하고 있고 전국에서 빙어 맛을 보기 위해 식도락가들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영호지에 서식하는 빙어는 속이 훤히 비치는 독특한 품종으로 공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래서 매년 겨울 영호지에서는 공어축제가 열려 전국적 이목을 받기도 한다.

◆세 개의 저수지가 나란히

영호지 상류 1㎞ 지점에는 영호지에 물을 공급해주는 제2의림지가 있다. 또 하류로 1㎞ 지점에는 솔방죽이라는 이름의 작은 소류지가 있다.

영호지를 중심으로 각각 상하로 1㎞씩 떨어진 곳에 저수지가 한 개씩 더 있는 형태다.

이들 세 개의 저수지를 연결하는 도로는 제천시민들 사이에 산책코스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산책을 하기에 적당한 거리인데다 주변이 잘 정비돼 있어 산책 a여소로 자리를 굳혔다.

비룡담에는 청소년수련시설이 들어서 있고, 솔방죽에는 수생식물전시장이 조성돼 있다.

환상적인 산책코스와 휴식처를 동시에 제공하는 영호지 일대는 제천시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공간이다.

김도운 기자 ojae@cctoday.co.kr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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