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와 황우석박사. 두 사람은 같은 충남출신으로 정 총리는 공주, 황 박사는 바로 이웃 부여다. 2006년 황 박사가 논문조작사건 등으로 서울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을 때 정 총리는 서울대 총장이었다. 바로 그 무렵이였다.

재경 충청향우회 신년회가 서울 모 호텔에서 열렸는데 그때 정 총장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충청향우회장이 황 박사에 대한 선처를 건의했다. 그러나 정 총장은 이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 후 황 박사는 충청향우회의 구명운동에도 불구하고 학교로부터 퇴출을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 총장이 국무총리로 지명되어 국회 청문회에서 매우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했다. 그는 국민들로부터 깨끗한 학자로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으나 청문회를 거치면서 많이 구겨져 버렸다. 정말 누구도 깨끗한 사람은 없다. 그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많은 것을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도 미쳐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법을 무시하고 도덕의 담을 넘은 것이 돼버린 것이나 살면서 챙기지 못한 것이 훗날 뼈아픈 상처를 안겨주는 결과를 빚어냈음도... 황 박사도 그중의 한 사람일지 모른다.

그런 속에 그동안 식물인간처럼 돼버렸던 황우석박사가 재기의 용틀임을 시작했다.

복제 개 스너피 탄생의 특허권시비 소송에서 이겼고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라는 재단법인을 설립해 연구활동을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바이오 기업을 설립, 재도약을 하고 있다. 그런 황 박사를 위해 충청향우회도 나섰다. 황 박사의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 선고를 앞두고 "세계 최고의 기술이 미완성 또는 실용화 직전의 단계에서 사장된다는 것은 너무 아깝고 심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국익 차원에서 선처가 필요하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황 박사가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은 생명윤리안전법, 연구비횡령,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42차례 재판을 받았고 오는 10월 19일 최종판결을 앞두고 있다.

다시 말해 형법상의 죄로 재판을 받는 것이지 그가 이룩한 연구결과를 재판하는것은 아니다. 1999년 한국 최초로 체세포 복제 젖소 '영롱이'를 탄생시킨 황우석박사다. 복제 암송아지 '진이'를 탄생시켰고 세계최초의 체세포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켜 세계를 놀라게 한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세계최초로 인간 체세포의 핵을 인간 난자에 주입해 핵이식 난자를 만든다음 전기 자극을 통해 세포분화를 유도, 배반포 단계까지 발육시키는데도 성공하였다.

이 과정에서 논문의 조작의혹이 제기됐지만 그 연구실적의 상당부분은 세계적인 것이라는데 부인할 사람이 없다.그래서 과학계에서 수상을 두고 시비가 있었지만 우리나라최고의 과학상으로 권위를 자랑하는 '장영실상'이 금년 6월 그에게 주어졌음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동안 미국을 비롯 특허권을 빼앗기 위한'황우석 죽이기'등 음모론이 국민들 사이에 많이 번져있었다. 사실이 아니겠지만 황 박사가 묶여있는 동안 미국 등이 줄기세포연구를 활발히 진척시킨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따라서 황 박사의 원천기술, 그 과학의 길은 그대로 살려줄 길은 없을까? 그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그 기회를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황 박사도 연구과정에서 생명윤리를 침해한다는 시비를 일으키지 않는 방법을 통해 연구성과를 확실히 하면 그는 살아날 것이다. 또한 그것이 국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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