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20억 + 옵션 2억" 요구

'욕심이 지나치면 화(禍)를 부른다.'

한화 이글스가 이상목의 발목을 잡기 위해 4년간 총액 20억원(옵션 포함)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했지만 결국 이상목의 도장을 받아내지 못했다.

이상목은 지난 21일 구단측이 제시한 옵션 포함, '4년 계약 20억원' 제의에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지난 22일 구단 사무실에서 열린 4차 면담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마지막 협상에 나선 이상목이 4년 계약에 옵션을 제외한 순수계약금으로 20억원을 보장할 것과 여기에 2억원의 옵션 비용을 추가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이에 대해 "옵션을 포함한 20억원도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며, 이상목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해 구단은 최대한 배려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계약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이상목은 '떡 벌어지게 한 상 잘 차려진 밥상'을 팽개치고 험난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으로 '모험의 길'을 택해 앞으로의 행보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상목이 FA 시장에 나간다 해도 한화가 제시한 20억원 이상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상목은 한화와의 협상 결렬에 대해 "어느 구단이든 내 가치를 가장 높게 인정해 주는 구단으로 갈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과연 이상목이 4년 동안 20억원 이상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상목이 올해 15승을 올리며 팀 성적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최근 3년 동안(2000∼2002년) 총 77경기에서 단 7승을 올리는 데 그쳐 올 시즌 성적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또 젊은 투수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최근 프로야구 판도에 32살이라는 나이 역시 타 구단과의 협상에 적잖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네티즌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화에서 20억원을 제시한 것은 이상목의 자존심을 살려주기에 충분한 금액이었다"며 "적어도 주력투수로서의 사명감 정도는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정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번 우선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한화는 내년 1월이 돼야 다시 이상목과 협상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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