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생명수를 찾아서] 충주 호암저수지 달천평야 고품질 쌀 생산 원동력 분수대·생태연못 갖춘 휴식공간 연중 시민 발걸음 줄잇는 명소화

▲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충주에는 충주댐이 있고 이로 인해 조성된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인 충주호가 있다. 국내 최대의 호수라는 상징성 때문에 전국 어디에도 충주호를 모르는 이가 없고, 충주하면 충주호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정작 충주시민들의 생활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호수는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은 호암저수지다.

호랑이 모양의 바위가 있다하여 호암지라고 이름 붙여진 이 호수는 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가 관리하는 농업용 저수지다.

◆농업용수 기능

호암지는 충주지역민들이 모시래뜰이라고 불리는 달천평야에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제강점기인 1917년부터 1922년 사이에 준공됐다.

기계와 장비가 없던 시절 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 저수지는 충주 시내 권역인 호암·달천·단월·봉방·칠금동 일대 297㏊의 농토를 물 걱정 없는 경작지로 만들었다.

호암지는 조성된 방식이 독특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사천개에 보를 막고 수로를 이용해 담수시켜 호수를 만드는 방식으로 축조됐다.

그래서 사천개의 유역인 1006㏊가 호암지의 유역이다.

수로는 복개돼 도로로 이용되고 있어 일반인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단순하게 하천을 막아 저수지를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이 저수지는 이수형(利水形)이 아닌 치수형(治水形)이란 독창성을 갖는다.

충주는 국내 최고의 미질을 자랑하는 여주·이천과 인접해 있다. 그래서 달천평야에서 호암지 물을 공급받아 생산되는 쌀도 최상의 미질을 자랑한다.

만수면적이 27㏊로 저수량도 104만 7000t에 그치지만 호암지는 충주지역 벼농사에 중대한 역할을 차지한다.

◆시민 모두의 휴식공간

호암지 주변은 충주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휴식공간이다.

그래서 호암예술회관, 호암체육관, 택견전수관, 우륵당, 충주시청소년수련원 등 주요 문화 및 체육시설들이 호수 주변에 밀집해 있다.

그러나 호암지는 2000년 본격적으로 주변개발을 시작하기 전에는 서서히 죽어가는 호수였다.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수질이 급속히 악화됐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농어촌공사와 충주시는 호암지를 낚시 절대 불가지역으로 지정하고 호수 주변에 수생식물을 심어 오염을 차단해 갔다.

특히 수질 개선을 위해 충주호에서 4.5㎞에 이르는 터널을 뚫어 사천개로 유입시키는 재오개농업용수 보강개발사업이 추진돼 2010년부터는 결실을 볼 수 있게 됐다.

호암지는 지난 2001년 호수 바닥이 드러나게 물을 빼고 대대적인 준설을 벌였다. 이것이 호암지 살리기의 신호탄이었고 이어 점진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주변 곳곳에 근린체육시설을 조성했고, 호수둘레를 연결하는 3.1㎞의 산책코스도 개발했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분수대도 조성해 그야말로 최고의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호암지의 수질을 개선시키고 주변에 충분한 휴식시설을 확충하는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호암생태공원에는 연꽃과 부레옥잠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고, 생태전시관과 생태연못, 습지수생식물원, 전망대, 관찰데크 등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주변 정비가 진행된 이후 호암지는 연중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충주의 명소가 됐다.

호암지 주변에서 운동과 휴식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이 저수지가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녔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어지는 개발계획

누구나 자신의 주거공간 주변에 호암지와 같은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아침과 저녁으로 호수 주변을 산책하고 햇빛과 달빛에 비친 호수의 은물결을 늘 감상할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행복이 밀려온다. 창밖으로 호수의 전경이 펼쳐진다면 금상첨화겠다.

이런 꿈같은 일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호암지 주변에 택지개발사업이 추진된다.

호암지가 오염돼 냄새를 유발하고 모기와 파리가 들끓던 시절에 일부 시민들은 호수를 없애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호수가 정비되자 모두들 호수 옆에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갖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꿈을 현실화 시켜주기 위해 택지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곧 착수될 예정이다.

이제 호암지 주변은 충주지역 최고의 주거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도운 기자 ojae@cctoday.co.kr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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