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결산] ③ '축구메카'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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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티즌은 창단 첫해부터 작년까지 바닥권이었던 성적과 비슷하게 관중수도 하위권이었다.

지난 97년 평균관중 2624명을 시작으로 2000년(6349명)까지 줄곧 9위였고 2001년 9361명으로 7위를, 작년 에는 1만3203명으로 8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 1만9000여명으로 정상에 오르며 '축구 메카', '축구 특별시'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붙으면서 대전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축구 열기를 과시했다.

그러나 대전은 작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스포츠 열기가 없는 곳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프로스포츠의 흥행 불모지에다 스포츠신문의 가판 판매도 전국에서 최하위를 달렸다.

하지만 대전은 불과 1년 사이에 대전 시티즌의 선전에 힘입어 확 바뀌었고 타 지역 구단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수원 울산 전북 전남 부산과 막대한 예산을 투입,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의 금자탑을 세운 성남 등등.

국내 프로축구단 대부분은 모기업의 든든한 재정 지원 속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저마다 명문구단임을 자임하고 있다.

이들의 눈에 대전 시티즌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 살림살이를 걱정해야 하고, 몸값이 몇십억원에 이르는 제대로 된 용병도 없다.

한수가 아닌 몇수 아래에 있는 구단 정도로밖에 볼 수 없지만 대전 시티즌은 올 그라운드에서 줄곧 선전을 벌였고, 무엇보다 대전의 뜨거운 관중 열기는 상대팀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대전 시티즌과 원정경기가 있는 날이면 유럽 명문구단을 방불케 하는 서포터스와 시민들의 열기에 상대팀은 지레 주눅이 들었고, 홈 경기에서도 원정 응원에 나선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스 때문에 홈 경기인지 원정 경기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다.

굴지의 대그룹 삼성의 후원을 받는 수원도,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성남도 대전의 축구열기 앞에서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었다.

대전이 축구도시로 바뀐 것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유럽 스타일의 팀 운영을 표방하며 선수들의 기량을 극대화한 최윤겸 감독의 지도 아래 '안방 불패' 신화를 이어간 것이 제일 중요했다.

최 감독은 '홈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생각을 선수들에게 심어 줬고, 대전 시티즌은 홈에서 승승장구, 홈 관중들에게 축구의 묘미를 선사했다.

구단 프런트도 프로와 아마추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김광식 사장을 정점으로 프로축구단 중 가장 적은 11명으로 효율적인 구단 운영을 이끌었다.

구단 특성상 지역단체 및 기업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 도움을 받아냈고, 관중에게 한발짝 더 다가서는 마케팅과 홍보로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게 만들었다.

염홍철 대전시장 등 대전시와 지역 기업들의 지원 및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도 빼놓을 수 없는 부문이다.

염 시장은 사재 출연에 이어 광고비 지원에 나서 대전시민들에게 '대전 시티즌은 시민구단'이라는 의식을 확고히 심어 줬다.

창단 때부터 줄곧 구단을 주도적으로 맡아 운영해 왔고, 올 12억원을 지원한 계룡건설 등 지역 업체들의 후원도 큰 힘이 됐다.

이 밖에 연간회원권 구입을 시작으로 산삼주 증정, 선수단 식사제공 등 시민들의 작은 정성이 모아져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개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합쳐지면 그 힘은 무한하다'는 평범한 진리가 올 대전을 축국 메카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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