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대전시티즌 결산 ② 시티즌의 2003년

글 싣는 순서

? 1.? 경기력
? 2.?시티즌의 2003년
? 3. '축구메카' 대전
? 4. 내년시즌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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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티즌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지난 16일 대전 월드컵경기장.

경기가 끝나자 상대팀 성남 일화는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장은 시티즌 선수들과 대전시민들이 하나가 돼 분위기를 압도했고, 성남 관계자들은 "대전 시티즌이 우승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작년 해체위기를 어렵게 넘기고 신임 사장에 이은 신임 코칭 스태프의 부임 등 어려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면, 대전의 정규리그 6위는 남다른 의미가 있고 그것을 대전시민의 쾌거로 연결시키기에 충분했다.

대전은 올해 팀 창단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단지 작년 꼴찌에서 6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는 것만이 아니고, 성적 이외에 각종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팀 기록을 경신했다.

대전은 홈 승률과 홈 관중수에서 정상을 호령했다. 대전은 홈에서 14승6무2패, 승률 77.3%로 우승팀 성남 일화(13승5무4패, 70.5%)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또 대전은 홈 22경기에서 41만9758명의 관중을 끌어들여 평균관중 1만9000여명을 기록하면서 이 부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 두가지 모두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대전 시티즌의 돌풍과 대전의 축구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전은 관중수입에서도 16억원을 벌어들여 선두를 질주했고, 용품판매 수입에서도 수위를 달렸다.

대전은 사실상 선수단 전체 몸값에 대비한 순위, 구단 프런트 직원수 대비 영업수익 등 각종 부문에서 최정상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전 구단은 이 밖에도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지난 6월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전에 4만3770명의 관중이 운집, K-리그 출범 후 주중 최다관중의 대기록을 수립했으며 이관우가 올스타 팬투표에서 35만1320표를 얻어 인기상을 수상했다.

대전은 지난달 4일 세계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발표한 전 세계 축구클럽 랭킹에서 173위(86점)를 마크, 동아시아 클럽 중 최고 랭킹에 진입했으며 올 시즌 50골을 성공시켜 지난 97시즌과 91시즌에 31골이었던 시즌 팀 최다골을 갈아치웠다.

대전은 지난 7월 30일 광주전을 시작으로 16일 성남전까지 홈에서 1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벌였으며, 3월 26일 부천전부터 5월 4일 수원전까지 7경기 연속 무패에 성공했다. 또 김은중을 일본 센다이 구단에 임대해 구단 출범 후 최초로 해외진출 선수를 배출했다.

대전 시티즌이 거둔 이같은 성과는 어느 한 사람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김광식 사장 이하 구단 프런트, 여기에 염홍철 시장 등 시청과 대전시민들의 애정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신생 구단이나 타 구단에서 벤치마킹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프로 축구단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대전 시티즌.

졸지에 거리로 쫓겨날 수 있었던 해체위기를 겪으면서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쳤고, 홈에서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구단의 전략과 '시민구단'이라는 인식이 시민들에게 퍼지면서 지난해 초라하기조차 했던 대전 시티즌이 '광풍'에 가까운 위력을 1년 내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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