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올시즌 "투자가 명약"… 6위 쾌거

대전 시티즌이 16일 성남 일화전을 끝으로 올 프로축구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대전은 이날 경기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6위를 확정지었다.

성남 일화 역시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김도훈이 득점왕에 오를 수 있도록 나머지 선수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찡했다.

득점왕을 용병에게 내줄 수 없다는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대전은 작년에 비해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등 많은 투자를 했기에 올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을 축구팬들이라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번에도 얘기했던 것처럼 투자만이 좋은 성적을 내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 시즌이었다.

부천에서 온 박 철은 노련한 수비에 선수들의 심리까지 통솔하는 아주 듬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미포조선 실업팀에서 온 주승진 역시 성실하고 투지있는 플레이에다 철벽 수비를 선보였다. 주승진은 또 왼쪽에서 올리는 센터링이 위협적이어서 팀에 큰 도움이 됐다.

전남 출신의 김종현은 빠른 발을 이용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브라질 용병 알렉스는 헤딩 슛이 뛰어난 선수로 비록 올해 많은 골을 넣지 못했지만 김은중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 줬다고 생각한다.

호드리고는 게임을 읽는 시야가 좋아 매끄럽게 플레이를 해 줬고, 많은 게임은 소화하지 못했지만 팀 기여도는 충분했다.

울산 현대에서 임대한 알리송은 스피드가 워낙 뛰어나 올 시즌 상대 선수들의 경계대상 1호로 부상하며 대전의 선전을 이끈 주역이 됐다.

이런 모든 선수들을 구단이 과감하게 투자를 했기에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고, 이는 시즌 6위라는 쾌거로 연결됐다.

대전이 내년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무턱대고 성적내기를 요구하기보다는 투자를 하고 난 후에 성적을 따지는 것이 옳은 일이다.

이제 올 시즌이 끝나면 대전 시티즌에 자유계약선수가 많다는 것을 모든 이가 알고 있듯이 좋은 선수들이 타팀으로 이적하지 않도록 좀더 많은 투자를 해 주었으면 한다.

용병 스카우트에도 적극 나서 대전이 내년 정규리그에서 올 성적을 능가하는 순위를 기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프로팀과 아마추어 팀을 통틀어 왕중왕을 가리는 FA컵이 남아 있다.

대전이 좋은 성적으로 올 한 해 농사를 멋있게 마무리했으면 한다. 대전 시티즌의 파이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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