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사회경험은 긍정적 … 업무 전문성은 도움 안돼”

윤 모(29·여) 씨는 청주시 흥덕구 A동 주민센터에서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행정인턴으로 근무했다. 현재 윤 씨는 기간제교사로 취업에 성공했다. 행정인턴 근무 당시 윤 씨는 사회복지 전반에 걸쳐 업무를 맡았다. 윤 씨는 새로운 업무를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배웠지만, 결국 취업 이후에는 더 이상 행정인턴 시절 배운 업무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윤 씨는 “행정인턴을 그만두고 돌이켜보면 민원인을 상대해본 것이나 조직문화 등의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면서도 “사회복지 분야 진출을 꿈꾸던 사람이 아닌 이상 업무능력상으로는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청년층에 일자리 제공 및 직장체험, 전문성 향상의 기회를 위해 실시되고 있는 행정인턴제도가 절반의 성공만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주시의 경우 1·2기에 걸쳐 총 69명의 행정인턴을 선발했다. 이중 중도 이직자는 총 35명으로 취업이 25명, 개인사유 7명, 건강문제가 3명이다.

취업자 25명 중 10명에 대해 본보가 취재한 결과 행정인턴을 경험한 취업자들은 사회경험 분야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업무 분야에서는 전문성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특히 일반기업으로 취업을 원했던 행정인턴 경험자들은 공직을 원하는 행정인턴들보다 만족도가 크게 떨어져 전문성 향상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무색케 했다.

흥덕구 B동에서 행정인턴으로 근무했던 김 모(27·여) 씨는 “행정인턴 동료들끼리 모여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사회복지업무만 시킨다는 점에 불만들이 많았다”며 “행정인턴 근무자 중 특히 공직희망자는 행정 분야에서 근무하길 원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아 실망하곤 했다”고 전했다.

청주시도 행정인턴들의 이 같은 불만을 알고 있지만 중앙정부의 지침을 이유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청주시 경제과 관계자는 “보건복지가족부의 요청에 의해 행정안전부에서 행정인턴들을 읍·면·동 사회복지업무에 투입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일반행정 분야에서 일손이 모자라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중앙정부의 지침을 어길 수 없어 동 사회복지 업무에 행정인턴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전국적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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