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생명수를 찾아서]당진 석문저수지

▲ 사진=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하천 상류를 막아 조성하는 일반적인 저수지와 달리 당진 석문저수지는 강 하류를 막아 조성한 독특한 저수지다.

평야지대인 강 하류에 저수지가 조성됐으니 유역은 부실한 편이다.

하지만 석문저수지는 충청권 최대의 인공 담수호인 삽교호에서 보내는 물을 저류하도록 설계돼 있어 연중 넉넉한 수량을 유지하고 있다.

삽교호에서 당진평야 곳곳의 농토로 물을 공급해주는 수로인 당진간선을 따라 석문호의 물도 저수된다.

◆농업용수 기능

석문면 삼봉리에 위치한 석문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 당진지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가운데 세 번째 규모다.

만수면적 59㏊에 총 저수량은 97만 5000t 규모로 지난 64년부터 68년 사이에 준공된 이 저수지는 1750㏊의 자체 유역을 갖지만 멀리 삽교호에서 40㎞에 이르는 수로를 따라 상당량의 물을 공급받는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삽교호에서 물이 공급되도록 물길을 연결해 연중 물 걱정 없이 넉넉하게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석문호의 특징이다.

석문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공급받는 지역은 석문면 삼봉리와 초락도리, 고대면 성산리와 당진포리 일원의 135㏊에 이른다. 맛 좋은 쌀이 넉넉히 수확되는 당진평야 서북쪽 농경지들이 석문호의 물을 받아 생명력을 유지한다.

◆공업용수 기능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전국의 수많은 저수지 대부분은 농업용수 공급전용 기능이다. 일부가 생활용수를 공급하기도 하지만 소수에 그칠 뿐 아니라 공급하는 양도 한정적이다.

석문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 기능과 더불어 공업용수 공급 기능으로 이용되는 전국에 몇 안 되는 저수지 중 하나이다.

특히 석문저수지는 농업용수로 공급되는 물의 양과 공업용수로 공급되는 물의 양이 6대 4 비율로 오히려 공업용수 이용 비율이 높다.

바다를 닮은 삽교호가 당진지역 전체 농토의 90%에 용수를 뿌려주고 있어 석문저수지의 물은 여유 있게 공업용수로도 이용된다.

석문호의 용수는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입주업체인 삼성토탈에 685만 3000t을 비롯해 동서발전의 당진화력발전소에도 18만t을 공급한다.

이들 업체에 용수를 제공하고 공사가 연간 벌어들이는 수익은 7억 원 이상으로 적지 않은 수익원이 되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이 수익금 중 20%를 유지관리비로 편성해 지역농민들에게 환원하는 시스템을 선택하고 있다. 결국 석문호가 공사의 수익을 농민들에게 되돌리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계속되는 주변 개발

석문저수지 주변은 각종 개발계획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에 따라 이 호수의 물은 점차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문호 인근에는 현재 57만 평 규모의 현대제철이 가동 중이고 현대제철은 100만 평을 추가로 조성해 제철공장 규모를 157만 평으로 확대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석문면 삼봉리와 통정리, 고대면 성산리 일대 363만 평에 오는 2013년 준공을 목표로 대단위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이들 두 가지 사업만으로도 석문저수지 인근의 개발은 엄청나지만 기타 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송악면 일대에 조성 중인 395만 평 규모의 황해경제자유구역도 석문호 일대를 상전벽해로 만들 중요 프로젝트다. 동서발전의 당진화력발전소도 현재 가동 중인 1-8호기에 더해 9-10호기를 증설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들 사업들이 모두 마무리되면 공업용수 공급을 비롯한 석문호의 기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휴양 기능

농업과 공업이 모두 발달돼 풍요로운 당진은 관광자원과 먹을거리도 풍성해 복받은 고장이다.

석문호 인근에도 풍성한 볼거리와 사철 끊이지 않는 별미가 있다.

특히 2008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고대면 단진포1리 대호대교 밑 당나루 물꽃 승안마을은 농촌체험을 하며 휴양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 있다.

이 마을에 조성된 연꽃단지는 이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서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도비도휴양단지와 왜목마을도 석문저수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들 휴양지에서는 특산물인 우렁과 한우를 비롯해 '배타글루칸'이 함유된 항암쌀 등을 맛볼 수 있다.

이밖에 연중 계절의 참맛을 볼 수 있는 장고항, 성구미항, 한진항 등의 포구가 석문호수와 연계해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김도운 기자 ojae@cctoday.co.kr

사진=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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