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에 협상금액 첫제시 한화 "어쩌나" 갈팡질팡

'날 잡으려면 돈 써.'

한화 이글스 이상목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동안 20억원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문만 난무하던 가운데 구체적인 협상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던 이상목은 13일 한화 황경연 단장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4년 계약에 25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황경연 단장은 이상목이 처음으로 한화에 정식 요구한 협상금액에 대해 다소 충격을 받았지만 구단측 제시액은 여전히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구단이 얼마를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화는 '우선협상' 기간에 몇 차례의 만남을 통해 4년 계약에 16억원이라는 '미끼'로 선심 쓰듯 얼렁뚱땅 처리하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지만 이상목의 말 한마디에 일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목이 다소 무리하게 협상금액을 제시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벌써부터 다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며 비공식적인 만남까지 총 5차례 구단측과 만남을 가졌지만 구단측은 무조건 제시액을 밝히기는 곤란하다는 입장만을 표명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반발심도 섞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내가 갖기에는 비쌀 것 같고 남 주기에는 아깝다'는 식의 협상방법으로 '우선협상' 기간에 타 구단과의 경쟁 없이 결말을 짓겠다는 구단측의 발상은 오히려 이상목의 '몸값 상승'을 부추기는 역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 이상목이 이미 한화에서 마음이 떠났기 때문에 협상금액을 높게 부른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어 손 안 대고 코 풀려던 한화는 갈수록 협상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화는 이상목이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20억원도 버거운 상태에서 예상보다 5억원이 늘어난 제시액과 전쟁(?)을 치르게 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더욱이 이상목을 잡지 못할 경우 그동안 핫이슈로 떠올랐던 송지만의 트레이드 문제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안고 있어 한화는 점점 더 궁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화 관계자는 "이상목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협상금액을 제시하겠지만 그 금액이 송진우와의 협상금액을 넘어서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화에서 이상목을 필요로 하는 만큼 꼭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만 늘어 놓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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