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 제약 등 득보다 실” 공감 … 내년 地選 무소속 출마 고려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회 의원들 사이에서 정당공천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6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통해 입성한 기초의회 의원들은 지난 3년여 동안 의정활동을 벌여왔으나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대전지역 5개 자치구의회 의원들은 대부분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3개 정당에 소속돼 있으나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방의원의 역할에 충실하기보다는 중앙당의 논리에 이끌려갈 수밖에 없는 모순에 대해 가장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역구 의정활동보다는 정당활동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지역 출신 국회의원 또는 정치인의 눈치나 살피면서 하수인 노릇을 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초의원들은 주민들로부터 특정 정당 소속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하고 지역구 의정활동에도 제약을 받는가 하면, 심지어 지역현안을 함께 논의해야 할 동료의원들 간에도 다른 정당으로 나뉘어 첨예한 이해관계 속에서 갈등을 빚는 등 본연의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공천잡음과 고비용 정치 등의 부작용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그렇다고 정당 공천을 배제하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려 해도 선거조직을 꾸리는 데 어려움은 물론 선거비용이 많이 들고, 정당지지를 선호하는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얻는 데 한계가 따른다.

기초의원들은 국회 또는 중앙정치권이 지방의 일은 지방에서 논의하고 결정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취지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당공천제를 내년 선거 때까지 폐지하기는 시간상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초의원들은 내년 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과감하게 배격하고 무소속 출마도 적극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는 책임정치 차원에서는 장점도 있으나 지방자치가 열악하고 지역적으로 편협된 정치 현실에서 정당공천제가 지방자치를 저해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 서구의회 모 의원은 “기초의원들은 주민들이 생활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파악해 자치행정과 협의를 거쳐 개선하고 삶의 질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발로 뛰는 의정활동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정당에 발이 묶여 오히려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기초의원만큼은 정당 공천과 관계 없이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중앙 정치권의 혜안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효상 기자 yreport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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