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석 을지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

설명되지 않는 불임이나 습관성 유산의 50∼70%는 면역체계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 태아의 절반은 모체에서 오지만 나머지 반은 아버지에게서 온 '이물질'이며, 엄마로부터 산소와 영양소를 빼앗기 위해 태반을 키워 엄마의 혈관에 파고들어 엄마 자궁의 혈관과 연결해 자신의 세포들을 마치 암세포처럼 번져나가게 한다.

그래서 일부 여성들은 태아와 태반을 자신의 몸에 침입한 '끔찍한 침입자'로 받아들여 엄마가 항체를 만들어 아기를 공격하게 된다. 이런 현상으로 원인 불명의 불임과 습관성 유산이 될 수 있다.

여성의 면역체계를 안정화하는 방법으로 아스피린 치료, 림프구 면역주사 및 면역 글로불린 주사요법이 시도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임신 전 부부관계를 많이 해 여성에게 정자를 칩입자가 아닌 신체의 일부로 인식하게 하는 섹스 요법으로 성공적인 임신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치료법은 불임 및 습관성 유산환자에게 많은 호기심을 갖게 하는데 그래서인지 임상에서 환자들이 이런 면역치료에 대해 문의를 해 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론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일부에서 불임치료 및 습관성 유산 치료에 아스피린 및 면역치료가 이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증거는 없으며 의료진간에도 많은 이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임신에서 중요한 것은 유전적으로 질 좋은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돼야 임신에 성공하는 것이며, 이런 질 좋은 수정란이 항체에 의해 공격받고 있다면 이러한 일부 면역치료는 도움이 되고, 항체가 없어도 수정란이 좋지 않으면 임신이 안되고 유산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면역 항체를 발견하기 위한 기초 검사를 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질 좋은 수정란을 얻기 위한 불임 및 습관성 유산 치료가 동반돼야만 임신율 향상이 있는 것이며 면역학적 연구가 더욱 이뤄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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