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단골 불청객, 독하디 독한 '독감'

올해는 눈병 등 유난히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많이 발병해 시민들을 괴롭혔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보건원은 지난 23일 전국에 독감주의보를 내렸다. 아직까지 대전·충청 지역에서는 독감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아 다행스럽지만 연말까지 긴장을 풀 수는 없을 것 같다.

시민들에게 독감(인플루엔자)은 심한 감기 혹은 독한 감기 정도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일반 감기보다 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고 이차적인 합병증이 많이 발생하며 무엇보다 환자에 따라서는 치명적이어서 일반감기와는 따로 구분한다.

독감은 독감바이러스(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앓게 되는데 독감에 걸린 환자로부터 기침, 재채기를 통해 감염된다. 독감 환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기 1일 전부터 증상 후 5일 이상 전염력이 있으므로 이 기간에는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독감의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더불어 전신근육통, 쇠약감 등의 전신증상이 심한 것이 특징이며 이와 함께 기침, 콧물, 인후통,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다.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수도 있어서 실제 증상만으로 일반 감기와는 구분이 어렵다. 확실한 진단은 바이러스를 분리해야 알 수 있지만 통상 시행하는 검사는 아니어서 증상만으로 우선 의심하고, 이럴 경우 '의사 독감'이라 부른다.

독감의 합병증으로는 기관지염 및 폐렴이 올 수 있고 폐렴은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세균에 의한 폐렴 모두 가능하다. 감기 증상이 호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고열과 함께 화농성의 가래가 동반되면 반드시 폐렴 등의 합병증 발생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노인, 심장질환, 호흡기 질환 혹은 다른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등에서 잘 발생하며 원래 가지고 있던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이 중 독감 바이러스 자체에 의한 폐렴은 가장 치명적이어서 소아의 경우 부비동염이나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다.

이러한 독감은 다른 합병증이 없으면 일반적인 증상치료를 받는다. 증상에 따라 해열제, 콧물 억제제, 기침 억제제 등이 사용되며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가 필요하다.

주의할 것은 소아의 경우 보호자 임의로 아스피린 같은 해열 진통제를 복용시키지 말아야 한다. 아스피린 복용은 소아 감기시 급성뇌증과 함께 간의 지방변성을 수반하는 질환인 '라이 증후군'이라는 심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합병증이 없는 건강한 사람은 고열이 3∼4일이면 사라지고, 다른 증상도 수일에서 2주 정도면 저절로 완전히 회복된다.

독감의 예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평소 저항력을 키우는 일이다. 즉 외출 후 손씻기 같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과로를 피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적정한 영양섭취 및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 독감 유행시는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감 유행 전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독감 예방접종은 모든 사람이 다 받을 필요는 없고 65세 이상의 노인, 호흡기 질환 혹은 심장 질환, 대사질환, 신장질환, 만성간질환, 악성 종양, 면역 저하, 혈색소병증 같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 등 독감에 걸렸을 때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는 사람은 접종을 받아야 한다.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시설에서 치료, 요양, 수용 중인 사람들도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정성수 충남대학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전에 접종을 받았더라도 독감바이러스는 해마다 그 형태를 달리하기 때문에 매년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며 "이미 독감 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아직 접종받지 못한 사람은 그래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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