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빠른속공·측면돌파 아쉬움

대전 시티즌은 지난 9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부천 SK전에서 마지막까지 응집력을 보여 주며 '축구는 마지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일깨워 줬다.

대전은 5일 포항과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패하고 돌아와 사기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의 몸놀림은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활기찼다.

상대팀 부천 역시 전 게임에서 수원을 눌러 상승세에 있는 것 같았다.

이렇다 보니 이날 게임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양 팀 모두 상대팀에게 선취골을 내주지 않으려고 해 위협적인 공격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덩달아 골도 나오지 않았다.

상대팀이 공격을 하면 양 팀 모두 중앙에만 6~7명이 몰리면서 집중 수비를 펼쳤다.

대전 역시 수비에 많은 숫자를 투입하다 보니 공격이 부진했고 부천 역시 공격다운 공격을 하지 못했다.

당연히 전반 20여분까지 서로 슈팅을 하나도 못했고 선수들의 움직임은 매우 빨랐으나 실속은 거의 없었다.

상대 수비 숫자가 많을 때는 사이드에 이은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데 사이드에서 전혀 골배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양 팀이 중앙에 집중되고 상대의 두꺼운 수비벽에 막혀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고 조금은 답답해 보였다.

좀 더 빠른 속공과 사이드에서 올라오는 플레이를 했어야 했는데 이런 면에서 아쉬운 경기였다.

오히려 후반에는 부천 SK가 슈팅 8개를 터트리며 적극적인 공격을 벌였다.

대전은 후반에 이관우, 한정국, 공오균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전은 마지막 인저리 타임 때 기적 같은 골로 승리를 일궈 냈다. 그것도 올 시즌 유난히 잘해 준 김종현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김종현은 전남 드래곤즈에서 뛰다 대전에 와서 올해 많은 활약을 했다.

여기에 알리송, 박 철, 주승진, 알렉스, 호드리고, 신진원 등 좋은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왔기에 대전은 올 시즌 유난히 빛을 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전은 올 시즌 단적으로 과감한 투자만이 살 길이고 그래야만 성적을 낸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그라운드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대전 시티즌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제는 두 경기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홈경기는 올 시즌 우승팀인 성남 일화전이다.

마지막까지 부상을 당하지 말고 투혼을 발휘했으면 한다. 대전 시티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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