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로와 수문기능 동시사용 한성시대 백제산성 성문구조”

(재)중원문화재연구원이 충북도 기념물 제138호로 지정돼 있는 증평 이성산성 유적발굴 및 정비를 위해 지난 6월 17일부터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문화재청 허가 제2009-418호인 이성산성 일대 3000㎡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발굴조사는 차용걸 조사단장을 비롯해 백영종 책임조사원, 김종길 조사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증평 이성산성 남성의 외성 남문지의 문지와 성벽 조사를 통해 규모와 현황, 초축, 경영시기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남성 남문지에서는 통행로와 수문의 기능을 동시에 사용한 한성기 백제산성의 성문 구조가 확인됐으며, 문지 석축과 이어지는 동·서측의 성벽은 판축과 성토기법을 이용해 축조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현재까지 4~5세기대의 한성기 백제 유물만 출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성 남문지 규모는 통로 및 수문 길이 총 14m, 하단부 너비 2.2m, 잔존 상단부 너비 4.4m로 적어도 2차례 이상 개축 흔적이 있으며, 이러한 백제의 토축산성에서 확인된 성문구조는 발견된 예가 없어 한성기 백제 토축산성의 성문 구조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

성벽의 축조방법은 크게 2가지 형식이다. 먼저 서측 성벽의 경우 생토면 또는 구지표면 위에 사질토와 점질토를 이용, 판축공법으로 성벽을 축조했다. 동측 성벽은 기반암 위에 목책 구덩이를 마련한 후 목책 성벽을 축조하기 위해 주변을 성토해 성벽을 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평 이성산성의 고고지리학적 위치로 추정해 볼 때 청주와 충주사이 그리고 한강유역의 최단거리인 상주지역 등 미호천 유역의 비옥한 평야를 배경으로 주변에는 주성리, 신봉동 등의 청주지역의 바로 이웃하는 대규모 고분이 있다. 이성산성 주변에도 고분이 존재해 고분 또한 한성 백제시대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이성산성의 발굴조사를 통해 충북지역 당시 한성기 백제시대의 형성과 축조방법 등을 규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 앞으로 한성기 백제와 관련된 자료를 축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증평=김상득 기자 kims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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