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위로 펼쳐진 연꽃에 '탄성절로'

▲ 김진호씨의 연꽃늪 전경. 연꽃잎 아래에는 잉어떼가 헤엄치고 있다.
길림성 동남부에 위치한 훈춘시 경신진은 두만강 하류의 조선(북한)·중국·러시아 3국 접경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경신진 내에는 조선·중국·러시아 3국을 바라보는 '망해각', 유구한 역사를 가진 야생 연꽃 늪 공원 등 풍부한 자연 관광 자원이 관광객의 발길을 잡는다.

경신진 안에서도 조선족이 대부분 살고 있는 '사도포촌'에는 자연 조건을 십분 활용한 연꽃늪과 민물게 양식이 명물로 손꼽힌다.

곡식이 무르익는 가을, 시골답지 않게 아스팔트가 마을까지 쭉 뻗은 사도포촌에 들어서니 일망무제한 늪이 눈에 들어온다.

파란 초원 위를 한가로이 거니는 소·양 떼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이름 모를 새들, 연변 경내에 이처럼 특이한 자연 경관이 있었던가 싶다.

사도포촌은 경신진 내 9대 늪의 하나인 삼도포자와 사도포자를 끼고 55가구가 살고 있는 조선족 마을이다.

땅에 의지해 고기잡이로 살아오던 이곳 주민들은 언제부턴가 하늘이 선사한 신비의 땅을 가꾸고 이용하고 보호하기 시작했다.

579㏊의 초원, 500㏊의 사도포자, 300㏊의 삼도포자는 그들의 튼튼한 돈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다 지난해부터 금상첨화의 이색 명물이 한 가지 더 늘어 미식가의 구미를 한껏 돋우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민물게'다.

사도포촌의 민물게 양식이 쉽기만 한 것은 아니다. 변덕스런 기후나 양식 기술 부족 등의 요인으로 고배도 맛봐야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유리한 습지와 일망무제한의 늪지를 활용해 특색 상품을 내놓고야 말리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마을에서 민물게 양식을 위해 요녕성 반금시에서 초빙해 온 김성만 기술원은 "이곳은 북방에서 보기 드문 해양기후로 수질이 으뜸"이라며 "올해 민물게는 물론 논밭게 양식을 보급, 벼와 민물게의 쌍수확을 올리며 친환경 농업의 성과를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늪가에는 주먹만한 게가 볕쪼임을 하느라 오글오글거리다가 인기척이 나자 늪 속으로 재빨리 기어 들어간다.

김 기술원은 "늪 속에 조개는 물론, 새우·마름 등 각종 동식물 자원이 무궁무진하다"며 "여름이면 함초롬한 연꽃잎이 이채로운 모습을 과시한다"고 소개했다.

마을 동쪽 양어장에는 수면 위로 펼쳐진 연꽃이 여간 눈길을 끌지 않는다. 김진호(58)씨가 8년 동안 땀을 쏟아온 연못이자 양어장이다.

"경신의 특산물이며 자랑인 연꽃을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배긴다"는 '연꽃 거인' 김진호씨는 "포자에서 모래를 파는데 연꽃밥이 한 벌 깔려 있는 것을 보고 야생 연꽃이 절로 자라나는 고장이다 싶어 양어장에 연꽃을 옮기기 시작했다"고 연꽃을 키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경신안 첫 동네 연꽃늪에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다'는 이곳 노래처럼 사도포촌은 진정 자연과 더불어 사는 동네다.?

<이선애(李善愛) 기자 연변 라지오TV 신문사>??
?<정리= 권도연 기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