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만이 농촌 살린다"

▲ 주시준씨가 내달 초 수확을 앞두고 있는 자연농법으로 재배한 사과를 점검하고 있다.
"땅과 작물의 원기를 살려 주는 자연농법만이 농민을 살리고 해체 위기를 맞고 있는 농촌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화학비료와 제초제 대신 토착 미생물을 활용해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주시준(48·논산시 광석면 주옥농장 대표)씨.

그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자연농법의 전도사다.

현재 뜻을 같이하는 지역농민들의 모임인 '논산시 친환경 인증 농가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주씨는 논산시에서 친환경 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은 '1호 농민'이란 상징성을 갖고 있다.

지난 2000년 3월 자연농업이란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던 시절, 이 지역에서는 최초로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의 '친환경 농산물 저농약 품질인증'을 받은 것.

"처음 자연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한다고 할 때만 해도 주변에서 많이 말렸습니다. 편한 길을 두고 왜고생을 사서 하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주씨의 변신에 반신반의했던 주변의 농민들 중 상당수는 이제 주씨의 뒤를 따라 친환경 품질인증 농가가 됐다.

오염되지 않은 안전한 먹거리에 관한 일반인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친환경적인 농사법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자연농법으로 재배된 '고품질 사과 생산자'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주씨의 성공사례가 좋은 모범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연농법의 우수성과 당위성을 설파한 주씨의 노력도 한몫했다.

지난 6월 현재 농산물 품질관리원 논산·금산 출장소에 등록된 친환경 농산물 품질인증 농가는 600여 곳에 달한다.

중동지역에서 근무하다 귀농해 과수재배를 시작했던 주씨가 자연농법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독한 농약살포에 따른 부작용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농약 없이 과수농사를 짓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자연농법을 알게 됐고, 수차례에 걸쳐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확신을 가진 주씨는 기존의 농법을 탈피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돌아서게 된다.

주씨는 일체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풀이 공존하는 '초생재배'부터 시작해 인공적인 화학비료 대신 천연적인 미생물 등을 이용해 토양과 나무의 근본적인 힘을 키웠다.

천연퇴비는 물론이고 과수원 한 쪽에 대형 독을 묻어 두고 한방영양제, 우름과 죽순녹즙, 아카시아 꽃과 설탕이 가미된 발효물질 등을 만들어 사과나무에 적절한 시기에 맞춰 알맞은 양을 뿌려 주는 것이다.

"작물의 생육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토착 미생물이 토양과 나무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을 수년째 기울이자 땅 자체의 기운이 살아나고 나무 자체가 건강하고 젊어지는 효과가 눈에 보였습니다."

특히 금년처럼 부족한 일조량과 저온현상 등으로 일반농가에서는 과수피해가 심했지만 주씨처럼 작물의 기초체력을 길러 주는 자연농법을 실천한 농가는 그 피해가 훨씬 적었다고 한다.

주씨는 "기본체력이 강한 사람은 외부의 환경변화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도시 소비자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무해하고 유익한 자연 속의 천연소재를 이용하는 자연농법으로 전환할 때가 됐습니다."

조화와 공존을 바탕으로 하는 자연농법만이 도시 소비자와 농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으며 침체의 늪에 빠진 농촌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 주씨의 굳은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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