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먹거리를 찾아서
갯벌과 서해 인근에서 잡히는 광어, 우럭, 대하, 새조개, 꽃게 등 각종 수자원들은 맛과 영양이 탁월해 간월도는 회의 진수를 만끽하기 위한 미식가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룬다.
간월도 입구에 자리잡은 간판이 말해 주듯이 이곳은 자연산 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천혜의 명당으로 포구를 통해 들어오는 싱싱한 횟감에 미식가들의 뱃속은 이내 주려 온다.
특히 이곳 횟집들의 특징은 천수만 일대에서 맛볼 수 있는 모든 해산물을 한데 모아 놓은, 바다를 그대로 옮겨 놓은 육지 속 바다라는 것.
미식가들이 1년 내내 즐겨 찾는 '국민 횟감' 우럭, 광어, 놀래미 등은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특히 놀래미의 경우 우럭이나 광어 등과 달리 양식이 불가능해 자연산을 즐기는 미식가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또 관광객들이 원하면 횟감을 즉석에서 썰어 포장해 주기도 한다.
요즘 간월도의 백미는 대하와 전어구이다.
11월 중순이면 메뉴에서 사라지는 대하(큰 새우)는 소금구이와 찜으로 먹어도 좋지만 생으로 먹으면 바다내음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다.
간월도의 횟집 관계자들은 "대하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는 것보다는 조금씩 자주 즐기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귀띔했다.
또 불길에 몸을 던져 기름이 쏙빠진 전어구이 냄새는 집 나간 며느리도 되돌아올 정도로 유혹이 심하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새조개 역시 간월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때마다 찾는 별미다.
11월 중순부터 다음해 3월 말까지 갯벌에서 잡아올린 천수만 지역 새조개는 그 맛이 담백해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데다 파와 마늘, 고추 등 갖은 양념을 넣어 끓인 육수에 살짝 데쳐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면 모두가 그 담백한 맛에 반해 버린다.
이 외에도 요즘 한창 물이 오른 꽃게며 주꾸미 등 간월도는 다양하고 질 좋은 어종이 많아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푸른 바다를 옆에 두고 싱싱한 회와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 잠시나마 세상 시름을 잊을 수 있다.
간월도에서 마주 보이는 당암리의 굴밥은 또 어찌할 것인가?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과 대추, 밤, 호두, 잣, 은행 등을 함께 넣고 돌솥에 지은 최고의 영양식인 굴밥.
흔히 가정식으로 알려진 굴밥이 당암리의 대표 음식으로 소문나기 시작한 것은 3∼4년 전부터다.
천수만에서 생산되는 참굴(굴조개)에 콩나물, 대추, 밤, 호두 등을 함께 넣어 영양식으로 개발하면서 그 명성은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입소문을 통해 손님들의 발길이 계속됐고 주위로 하나 둘씩 굴밥집이 늘기 시작, 당암리는 이제 서·태안의 명실상부한 굴밥집 거리로 변모했다.
특히 갯벌이 풍부한 천수만 지역에서 채취한 굴은 영양가가 높고 신선해 맛이 담백할 뿐 아니라 11월 초순부터 초봄까지 먹으면 최고의 보양식이 된다.
신선한 굴만을 골라 식초와 갖은 양념에 버무린 물회는 입맛을 잃어버린 미식가에게는 최고의 진미로 꼽힌다.
게다가 굴을 듬뿍 넣은 굴파전, 굴칼국수 등은 굴을 싫어하는 어린아이들의 입맛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때 이른 추위로 자칫 입맛을 잃어버리기 쉬운 계절, 이곳에서 천수만의 별미를 즐기며 서해낙조를 감상하는 즐거움으로 회복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