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향수 30리’의 고장, 옥천

‘넒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가슴을 적시는 싯구와 정겨운 묘사로 한국인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명시, ‘향수’.

이 시에서 정지용 시인이 꿈에도 그리워하던 고향이 바로 충북 옥천이다.

대청호반의 그림같은 풍광이 으뜸인 ‘향수 30리’의 고장, 청정고을 옥천으로 떠나보자.

◆정지용 생가.

전통 초가의 질박한 아름다움, 그 집 앞 실개천에 향수(鄕愁) 흐르는, 시향(詩香) 넘실대는 시인의 생가와 문학관은 청정고을 옥천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잊혀져 가는 고향의 정경을 오롯이 그려낸 국민시인 정지용, 일제 강점기는 그에게 친일 시인이라는 누명을 씌우기도 했다. 동족상잔의 비극 6·25는 그를 월북시인으로 낙인찍어 그의 문학을 묻어버렸다.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역사의 폭력을 감내해야만 했던 우리 민족. 그의 생애 속에서 질곡스런 우리 역사가 배어나온다.

1988년 제24회 하계올림픽이 열리던 해, 세계인이 한국을 주목했던 것은 시인 정지용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해금에 따라 같은 해 6월 정지용 생가가 헐린 자리에 세워진 집에 ‘이곳이 그의 생가 터’였음을 알리는 표지가 붙여져 정지용 시인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듬해 89년 10월 '시인 정지용 흉상제막 기념공연’이 있던 날, 호암아트홀에서 잊혀져간 고향의 옛 모습은 온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동원과 박인수의 노래 '향수'. 정지용의 시 '향수’를 가사로 이동원의 목소리가 멀어져간 고향을 쫓는 듯, 아득한 박인수의 목소리와 어우러진 노래 '향수'는 온 국민을 매료시켰다. 우리 가슴에 새겨진 고향의 정경을 담아낸 정지용의 시는 테너 박인수를 대중 속으로 끌어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때부터 ‘향수’는 더 이상 암송의 대상만이 아니라 노래로 더욱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이후 1974년 그의 생가가 있던 자리에 조그만 청동의 표지판이 세워졌고, 1996년에 생가가 복원되었다.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후 2005년 5월 정지용의 생애와 문학을 총 망라한 기념관이 세워져 발자취와 생애, 문학을 한자리에서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정지용 생가가 위치한 곳은 옥천의 구읍이다.

누구나 감동하는 마음의 고향, 자연과의 동화, 꾸밈없는 삶의 표현까지 한 폭의 맑은 수채화처럼 다가오는 정겨운 시를 기억하며 정지용의 삶과 문학을 이해하고 생가의 툇마루에 걸터 앉아 문학의 향기를 음미할 수 있는 곳이 정지용 생가다. 이곳을 찾아가는 모든 이의 발걸음이 설레인다.

△자가용 이용안내=옥천시내에서 7번 군도, 수북리 방향으로 2㎞지점에 위치 .

◆장계관광지

대청호가 완공되면서 아름다운 호숫가에 조성된 장계관광지. 장쾌한 호수의 풍광이 그림같은 호반을 이룬다. 가족과 연인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고, 옥천의 역사문화와 민속의 향기가 흐르는 장계관광지는 청정고을 옥천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옥천과 보은을 잇는 호반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노라면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아찔한 다리, 장계교가 눈 앞에 들어온다. 미리 좌회전 깜빡이를 점등하고 속도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다리 진입 직전에서 여유 있게 좌회전 하면 장계관광지로 이어지는 길목에 들어서게 된다.

장계관광지는 옥천의 호반 중 가장 장쾌한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관광지 내에는 옥천의 역사와 문화, 인물, 유물, 민속자료 등이 보존·전시되고 있는 '옥천향토전시관'이 자리하고 있어서 옥천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문화유산을 두루 살핀 후 휴게 시설에서 휴식을 취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족과 연인 모두가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공간배치를 통해 특별한 추억을 담아 갈 수 있는 옥천의 명소 장계관광지는 향토전시관 외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과 오락공간, 한적한 호숫가를 거닐며 산책을 할 수 있는 산책공간 등 세 공간으로 나뉜다.

여기에다 지난 지용제에 맞춰 개관한 시비 문학관이 대청호를 따라 펼쳐져 있어 한 마디로 절경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자가용 이용안내=경부고속도로 옥천나들목에서 보은방면(좌회전) 진입⇒ 직진⇒ 0.53㎞⇒ 문정삼거리(보은방면 직진)⇒ 0.3㎞⇒문정사거리(보은방면 직진) 0.99㎞⇒ 교동저수지 삼거리(보은방면 직진) 3.9㎞⇒ 석호리 입구 삼거리(보은방면 직진) 5.4㎞⇒ 장계네거리(좌회전) 0.3㎞⇒ 장계관광지 주차장 도착 ⇒30m 도보 이동 ⇒청석교 도착.

◆둔주봉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거짓말처럼 펼쳐지는 우리 민족 기백의 상징 한반도. 그 모양을 그려낸 자연의 신비가 펼쳐지는 아름답고 힘찬 옥천의 산하 둔주봉 풍광은 청정고을 옥천의 자연을 더욱 조화롭게 한다.

한반도 지형을 축소해 놓은 듯 지형의 생김새가 한반도 지도 같다. 가로로 180도 뒤집어 놓은 듯한 지도를 닮은 한반도 지형이 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곳은 옥천의 숨은 명소로 안남면 연주리 뒷산을 이루는 둔주봉 정상에 오르면 거짓말처럼 한반도 지형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름답고 신기한 풍광을 마주하는 순간 절로 나오는 탄성 외에 더 이상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감동이 순간 몰려온다. 둔주봉 강건너 남쪽의 336봉이 연주봉을 향해 내달으며 170봉을 일으키고 금강에 접하면서 세를 다한 지형이 휘돌아 나가는 금강과 어우러져 강물은 삼면이 바다가 된다. 이어 둔주봉을 향해 길쭉하게 뻗은 봉우리와 한반도 지형을 이루는 광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반도 지형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둔주봉은 해발 270m의 산봉우리로 산세가 완만하여 산책을 즐기면서 오르는 가벼운 코스다. 등산로 입구에서 둔주봉 정상까지의 거리는 0.8㎞ 남짓된다.

△자가용 이용안내=경부고속도로 옥천나들목⇒ 교동삼거리(좌회전)⇒ 교동사거리(직진)⇒ 장계사거리(직진)⇒ 인포삼거리(우회전)⇒ 삼화삼거리(직진)⇒ 배바우삼거리(좌회전).

옥천=황의택 기자 missma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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