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맞은 '게요리'

중국 진나라 선비 필탁(畢卓)은 '한 손엔 술잔, 다른 한 손엔 게 들고 술 못 속에 두둥실 배를 띄울 수만 있다면 인생은 즐거운 것이다'라는 시구를 남겼을 정도로 게를 극찬했다.

예부터 게는 임금에게 진상될 만큼 맛있고 귀한 음식으로 알려져 왔으며,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껍질에는 키토산과 타우린이 다량 함유된 영양식이자 알코올을 해독하는 작용까지 있어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게의 탱탱하고 부드러운 속살과 입 안 곳곳을 적시는 달콤한 육즙은 미식가들이 탐할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다.

10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게의 속살이 차기 시작해 내년 봄까지 알찬 게맛을 볼 수 있으며, 이 기간에는 또 고소한 알과 내장 등이 더해져 게는 '밥도둑'이 된다.

◆꽃게

살이 오른 꽃게는 게장, 찜, 탕 등 어떤 요리로 해먹어도 맛이 좋지만 '밥도둑'으로 소문나 있는 꽃게장은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대전에서 꽃게 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몇 곳 중 가장 이름이 잘 알려진 '내고향 꽃게장 엑스포가든(042-864-1886)'.

엑스포과학공원 안에 자리 잡은 이 집은 순 국내산(안흥) 꽃게만을 사용하는 집으로 유명하다. 여름철 한두 달 금어기를 제외하면 항상 싱싱한 활게를 맛볼 수 있다.

꽃게 하면 떠오르는 곳 태안은 어느 곳에서도 꽃게의 제맛을 느낄 수 있지만 대하축제 장소인 백사장항 쪽이 유명하다. 포구 첫머리에 위치한 어흥회관(041-67305403)은 전망 좋기로 유명한 집으로 태안 꽃게 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홍성의 남당리 바닷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30여군데의 횟집에서도 꽃게는 빼놓을 수 없는 메뉴. 그중 신토불이 대하횟집(041-632-8000)은 찜과 무침 맛이 일품이다.

입소문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찾아온다는 당진의 삼오정 식당(041-353-6379)은 게장백반으로 이름난 집. 1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이 집은 당진경찰서를 지나 일교다리 건너기 전 왼쪽에 위치해 있다.

◆참게

충남지역에서 참게 요리 전문점은 청양과 논산, 공주 쪽이 많다.

논산 탑정호 주변 도로를 달리다 보면 '청청(淸靑·041-742-5508)'이란 집이 눈에 들어온다.

새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배어 나오는 참게장(1인분 1만원)과 단호박 영양밥(2만원), 새송이버섯 전골(4인분 3만원) 등이 이 집의 자랑.

공주지역에선 창벽(일명 청벽 : 공주시 반포면 마암리) 쪽에 위치한 대부분의 식당에서 맛깔나는 참게장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어느 집으로 들어가도 후회하지 않는다.

◆왕게(킹크랩)와 대게

아직 우리 지역에는 왕게와 대게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다.

대전에서는 얼마 전 이를 전문적으로 수입해 오던 사람들이 모여 왕게·대게전문점을 열었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유행어를 간판에 내건 이 집은 수백마리의 왕게와 대게가 건물 주변 수족관을 채우고 있어 전문점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게포크로 게살을 다 발라 먹고 난 뒤에는 게딱지 속 노르스름한 장에 밥을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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